보령 '듀카로' [사진=보령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의 고혈압·이상지질혈증 3제 복합제 '듀카로(성분명 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시장에 처음으로 경쟁 제품이 등장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피마트리정60/2.5/10밀리그램'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허가심사 유형은 안전성·유효성 심사 대상인 자료제출의약품이다.
피마트리는 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혈압강하제 '피마사르탄칼륨삼수화물',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 혈압강하제 '에스암로디핀베실산염', 스타틴 계열 지질저하제 '로수바스타틴칼슘' 등 3개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다.
피마사르탄과 에스암로디핀 병용 요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지질 관리가 동시에 필요한 환자에게 1일 1회 투여하도록 허가됐다.
피마트리정은 보령의 간판 3제 복합제 '듀카로정60/5/10밀리그램'의 후발 약제다. 듀카로는 피마사르탄 60mg, 암로디핀 5mg, 로수바스타틴 10mg으로 구성돼 있으나, 동구바이오제약은 암로디핀 대신 에스암로디핀 2.5mg을 탑재했다.
에스암로디핀은 암로디핀에서 약효를 나타내는 활성 S-이성체만 분리한 성분이다. 기존 암로디핀 대비 절반 용량만 투여해도 동등한 혈압 강하 효과를 내며, 말초부종 등 부작용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는 제제학적 특징을 지닌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마사르탄과 에스암로디핀 결합 복합제인 '에스카브정'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3제 복합제 피마트리정을 추가하면서 피마사르탄 기반 순환기계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한층 확대하게 됐다.
이번 허가는 특허 장벽 해소에 힘입어 성사됐다. 앞서 보령은 듀카로와 관련해 2038년 4월 만료 예정인 '약학적 제제' 특허를 등록해 후발 진입을 방어해 왔다. 이에 동구바이오제약은 해당 특허를 회피할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특허심판원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특허 분쟁이 본격화하는 듯했으나, 오리지널사인 보령은 올해 3월 해당 특허권을 전격 포기했다. 이에 따라 듀카로에 적용되던 제제특허권은 말소됐다.
보령의 이번 결정은 제형 변경 및 이성체 치환에 따른 특허 회피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복합제 제제특허는 물질특허와 달리 회피가 상대적으로 쉬워서 심판 패소 가능성이 높았던 데다, 소송 비용 지출을 방지하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의 특허 포기로 동구바이오제약의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획득은 무산됐다. 약사법상 우판권을 받으려면 특허심판원에서 특허 무효나 비침해를 인정하는 승소 심결을 받아야 하는데, 심판 도중 특허가 소멸하면 소의 이익이 사라져 심판 자체가 각하로 종결되기 때문이다.
다만, 2038년까지 남아 있던 특허 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때까지 후발 제품 시장을 독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피마트리 허가로 오리지널인 듀카로의 약가가 즉시 인하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피마트리는 암로디핀 대신 에스암로디핀을 사용해 듀카로와 주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동일 주성분을 가진 제네릭이 등재될 때 오리지널 제품의 약가가 인하되므로, 보령은 당분간 기존 약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이 견고하게 구축해 둔 카나브 패밀리의 처방 장벽을 상대로 동구바이오제약이 피마트리정을 시장에 ᄈᆞᆯ게 안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