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BOTULAX, 해외 제품명: 레티보·LETYBO)'가 난치성 주사(Rosacea, 안면홍조증) 피부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미용 목적을 넘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피부 질환 치료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폴란드 라자르스키대 의과대학, 그단스크대 의과대학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난치성 홍반모세혈관확장형 주사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일럿 연구를 통해 보툴렉스가 기존 표준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임상적 증상과 피부 생리 지표를 모두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충족 수요 높은 난치성 '주사' … 기존 치료법 한계 뚜렷
주사는 안면홍조, 지속성 홍반, 모세혈관 확장증 등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3~5%가 앓는 것으로 추산된다. 질환의 특성상 환자가 겪는 외모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삶의 질(QoL) 저하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 왔다.
현재 주사의 1차 치료제로는 메트로니다졸 등 국소 도포제와 테트라사이클린계 경구용 항생제가 주로 선택된다. 이들 약물은 구진이나 농포 같은 염증성 병변을 완화하는 데는 효과를 보이지만, 질환의 핵심 증상인 지속성 홍반과 일과성 홍조의 근본적 개선에는 뚜렷한 한계를 지녔다.
홍반 전용 치료제로 개발된 브리모니딘 등 알파-아드레날린 수용체 작용제 역시 약효 지속 시간이 평균 12시간 내외로 짧다. 투여를 중단하면 혈관이 극도로 재확장되며 얼굴이 폭발적으로 붉어지는 반동성 홍반 부작용 발생 위험도 높아 장기적인 환자 순응도가 크게 떨어진다.
가시적인 혈관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과 임상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혈관 레이저(PDL, IPL 등) 시술도 완벽한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물리적으로 확장된 모세혈관을 파괴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높은 시술 비용, 극심한 통증, 시술 후 발생하는 자반증 등 긴 회복 기간이 환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자극에 의해 재발하는 홍조 자체를 막지 못한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A형 보툴리눔톡신(BoNT-A)의 진피 내 주사 요법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폴란드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대표 보툴리눔톡신 제제 중 하나인 휴젤의 보툴렉스를 이용해 안면홍조 환자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보툴렉스', 돌발성 홍조 100% 개선 … 수분·탄력 오르고 과잉 피지까지 잡았다
연구진은 보툴렉스 20유닛(U)을 생리식염수에 희석해 양측 뺨의 얕은 진피층에 마이크로 드롭렛 기법을 활용해 촘촘하게 주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술 2주 후 의사 평가 지표(CEA)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73%가 홍반 증상이 최소 1단계 이상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등도 및 중증 주사 환자군에서 시각적인 붉은 기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됐다.
환자들의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돌발성 안면 홍조 증상의 경우 개선 효과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기저 상태에서 홍조 발작을 호소했던 환자는 전원(100%)이 시술 후 홍조 발생 빈도와 붉어지는 강도가 대폭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객관적인 피부 생리 지표 측정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진피 내 신경원성 염증이 억제되면서 피부 각질층의 수분도는 평균 57에서 80으로 크게 상승했고, 진피 매트릭스의 회복을 시사하는 피부 탄력 지수 역시 73.5에서 87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또한 병리적인 피지 분비를 통제해 피지량 중앙값이 17에서 11로 감소했다. 이는 보툴렉스가 모낭을 막고 염증을 악화시키는 과잉 피지 문제를 해결해 부가적인 치료 이점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자의 주관적 만족도를 나타내는 삶의 질 지수(DLQI, 점수가 낮을수록 삶의 질이 높음) 중앙값은 치료 전 9점에서 치료 후 2점으로 대폭 개선됐다.
우려를 모았던 전신 부작용이나 표정 근육 마비 현상은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20유닛으로만 구성된 투여 용량은 홍조를 차단하기에는 충분했으나 일부 환자에서는 지속성 홍반이 완전히 소실되지 않고 잔존했다. 따라서, 기저에 깔린 혈관 확장을 완전히 제어하기 위해서는 투여 용량에 따른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다기관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군 임상 시험이 필수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42억 달러 글로벌 시장 정조준 … 휴젤 글로벌 도약 '핵심 무기' 기대
글로벌 주사 치료제 시장은 이러한 높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동력 삼아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분석에 따르면 해당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22억 7000만 달러에 달하며, 2034년에는 약 42억 3000만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휴젤은 최근 글로벌 에스테틱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3.96% 증가한 4251억 원, 영업이익은 20.83% 늘어난 2009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전체 톡신 및 필러 매출의 약 74%가 해외 수출에서 발생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주력 제품인 톡신 부문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233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 시장 진출도 본궤도에 올랐다. 2024년 보툴렉스의 미국 FDA 품목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현지 파트너사의 유통망과 자사가 직접 구축한 직판 영업망을 병행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세일즈 모델을 전격 가동한다.
휴젤은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을 통해 2028년까지 연 매출 9000억 원 고지를 밟고, 그 중 30% 이상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 역시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단순 주름 개선을 겨냥한 미용 톡신 시장의 출혈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보툴렉스가 기존의 한계를 넘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피부 질환 치료 영역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는 임상적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휴젤의 입장에서, 난치성 주사 치료라는 새로운 의학적 근거 확보는 톡신 시장 내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강력한 차별화 무기가 될 수 있다.
향후 보툴렉스가 글로벌 피부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며, 휴젤의 중장기 실적 도약을 앞당기는 핵심 기폭제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톡신(Toxin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