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공장, 모빌리티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갖춘 77만7000㎡ 규모의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뉴스1
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공장, 모빌리티 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갖춘 77만7000㎡ 규모의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뉴스1

동남아시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1위에 오른 현대자동차가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현대차가 현지에서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모델 '아이오닉5'를 생산하며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중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소형 모델로 치고 들어왔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 퉁융자동차(GM), 류저우우링자동차회사가 만든 합자 전기차 회사인 상치퉁융우링이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와 경쟁을 시작한 대표적인 업체다. 2020년 소형 전기차 모델 '훙광(宏光) 미니EV'로 중국 전기차 시장 판매 1위에 오른 바 있는 상치퉁융우링은 지난달 10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현지 전략형 소형 전기차 모델 '에어EV' 인도식을 진행했다. 

상치퉁융우링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자카르타 인근에 연산 1만대 규모 생산공장을 지었다. 에어EV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첫 모델이다. 강점은 가격으로 약 2억3800만루피아(2222만원) 수준이다. 아이오닉5 가격의 30%에 불과하며, 비슷한 크기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도 싸다. 현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중순까지 3000대 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중국 자동차 대기업 체리자동차도 지난 7월 인도네시아에 10억달러(약 1조4100억원)를 투자해 연산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3년 후반부터 전기차를 포함해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현지 업체와 협력해 SUV 모델 티고(TIGGO) 7 프로와 티고 8 프로 2종 조립생산을 시작했다. 기아의 중국 파트너였던 둥펑자동차그룹도 계열사 둥펑샤오캉자동차를 통해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소형 전기차 모델 '미니EV'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 상치퉁융우링(SGMW)이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출시한 소형 전기차 모델 '에어EV'. /사진=SGMW 인도네시아
중국 자동차 업체 상치퉁융우링(SGMW)이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출시한 소형 전기차 모델 '에어EV'. /사진=SGMW 인도네시아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시(市) 델타마스공단 내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현지 생산하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아이오닉5는 지난 4월 현지에서 정식 출시된 지 6일 만에 1600건 가까이 주문이 몰렸으며, 지난 8월까지 700대 가까이 인도됐다. 전국 규모의 영업망도 구축했으며, 2024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 공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탈(脫) 탄소 조류가 세계를 덮치고,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 자동차의 텃밭이었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이 한국과 중국 업체로 넘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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