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키아벨리의 따귀를 한 대 갈기고 싶다


가을이 왔다. 일년 중 가장 풍요롭고 쾌적한 계절이다. 하늘은 높아만 가고 길가에 핀 코스모스는 그 청초함을 더하고 있다. 달 밝은 밤에 귀뚜라미가 울면 사람들은 뭔가를 그리워하면서 잠을 설친다. 이맘 때면 걸망 하나 메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방랑벽이 도지는 사람들도 있다. 가을은 인간의 심연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정치꾼들만 아니라면 이 계절이 더없이 풍요롭고 아름다울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마냥 아쉽고 화가 난다. 세계 공통으로 가장 혐오하는 직업이 뭔지 설문 조사를 하면 정치인이 대부분 일등에 오른다. 많은 사람들에게 짜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들 중에는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잘못 된 짓을 해놓고도 절대 안 했다고 우기는 별종들이 많다. 보통 사람들은 차마 할 수 없는 파렴치한 짓을 정치꾼들은 서스럼없이 한다.


정치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마키아벨리가 정치꾼들을 잘 못 가르쳤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정치의 기본은 권모와 술수라고 했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온갖 모사를 부려도 된다고 말했다. 수단과 방법이 아무리 나빠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마키아벨리가 정치꾼들에게 제공했다. 한 술 더 떠서 요즘 정치꾼들은 마키아벨리를 뛰어넘어 오로지 권력을 잡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좋은 결과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대통령선거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여당과 야당의 후보자 경선 과정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화가 나 있다. 참신한 공약으로 심판을 받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의 약점을 잡아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 역시 우리 정치는 백년하청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남 대장동 부동산 개발 사건으로 연일 나라가 시끄럽고, 추석 때 덕담으로 "화천대유 하세요."라는 웃지 못할 덕담까지 등장했다.


"윤석열은 도리도리 쩍벌이다, 이재명은 점이 있고 형수에게 쌍욕을 했다, 이낙연은 수박이다, 홍준표는 두테르테다, 유승민은 배신자다." 등 정책과는 관련이 없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렇게 더럽고 양아치 같은 이전투구가 언제쯤 우리 정치판에서 없어질까.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왜 이런 저질로 변하는지 알 수 없다.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치꾼들이 하는 짓을 보면 눈물을 닦아주기는 커녕 국민들의 화를 돋구고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 이른바 정치방역 때문에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합동 분향소를 차렸고, 일반 국민들도 홧병 때문에 제 명에 못살 것 같다.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 날, 정치꾼들을 저 따위로 가르친 마키아벨리를 소환할 수만 있다면 멱살을 잡고 따귀를 한 대 갈기고 싶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21.09.24 16:12 수정 2021.09.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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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