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PL Nostalgia] ‘블랙번 우승과 SAS’ 크리스 서튼 – 194

[EPL Nostalgia] ‘블랙번 우승과 SAS’ 크리스 서튼 – 194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4.15 21:2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리스 서튼
크리스 서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Nostalgia, 과거에 대한 향수란 뜻이다.

지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 원동력은 이전의 선수들이 우수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EPL을 발전시켜 온 것에서 나온다. 이에 EPL Nostalgia에선 연재물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을 재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이형주의 EPL Nostalgia], 194번째 이야기: ‘블랙번 우승과 SAS’ 크리스 서튼

EPL 역사에 족적을 남긴 선수가 있다. 

지난 3월 8일 토트넘 핫스퍼가 2020/21시즌 EPL 27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를 4-1로 격파했다. 이날 경기의 후반 31분 손흥민의 패스에 이은 해리 케인의 득점이 나왔다. 이는 손흥민과 케인 듀오가 합작한 올 시즌 리그 14번째 득점이었다. 이 듀오는 이를 통해 그간 EPL 한 시즌 최다 득점 합작인 13골을 기록했던 앨런 시어러와 이 선수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비록 한 시즌 최다 합작 득점 자리는 내줬지만, 시어러와 이 선수는 손흥민과 케인처럼 영혼의 단짝 그 자체였다. SAS로 불리며 우승까지 만든 이 듀오는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으며, 시어러와 이 선수 각각 빼어난 스트라이커이기도 했다. 

크리스 서튼은 1973년 영국 노팅엄에서 태어났다. 그는 노리치 시티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며 축구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노리치는 서튼에게 있어 그가 이후 몸담을 블랙번 로버스만큼 중요한 클럽이었다.

먼저 서튼은 노리치에서 자신의 커리어에서 중대한 영향을 미칠 포지션 변경을 하게 됐다. 서튼은 당시 노리치 감독 데이브 스트링거의 조언에 따라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스트링거 감독이 서튼의 좋은 신체조건과 득점력을 보고 건낸 말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서튼이 커리어 초창기를 보냈던 노리치. 그 홈구장 캐로우 로드의 노리치 엠블럼.
서튼이 커리어 초창기를 보냈던 노리치. 그 홈구장 캐로우 로드의 노리치 엠블럼.

EPL 출범 첫 시즌이었던 1992/93시즌에 노리치의 돌풍은 화제 중 화제였다. 노리치는 바로 직전 시즌 18위(22팀 체제)로 강등 위기를 겪었던 팀이었다. 하지만 이 시즌 리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오히려 1위를 달리다 역전을 내준 것.

그만큼 노리치의 돌풍은 인상적이었고 거대했다. 이 안에 서튼이 있었다. 서튼은 이 시즌 38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으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노리치의 간판 스트라이커 마크 로빈스에 이은 팀 내 EPL 득점 2위 기록. 서튼이 EPL에서 통하는 스트라이커라는 증명이었으며, 이내 그는 영국이 주목하는 어린 스트라이커가 됐다. 

1993/94시즌 들어 서튼의 실력은 더 일취월장했다. 서튼은 직전 시즌보다 더 골 폭풍을 몰아치기 시작했는데 리그에서만 25골을 넣었고, 모든 대회 합쳐 28골을 넣었다. 이는 모두 팀 내 최다 기록이었다. 또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 시즌 노리치는 직전 시즌 호성적으로 참가하게 된 유럽축구연맹(UEFA) 컵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탈락시키는 이변을 만드는데 이 때도 서튼의 활약이 있었다. 

리그 검증을 마친데다, 유럽 대회에서도 활약한 21세 스트라이커에 관심을 갖지 않을 빅클럽이 없었다. 당시 리그를 주도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FC, 블랙번 로버스 등이 그의 영입을 노렸다.

서튼 영입전의 승리팀은 블랙번이었다. 당시 로버트 코아르 회장 체제의 블랙번은 자금력을 보유한 팀이었다. 이미 2년 전 앨런 시어러라는 거물급 스트라이커를 영입한 선수. 뒤지지 않는 자금력에 탄탄한 전력. 여기에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적극적인 설득까지 이어지자 서튼이 블랙번행을 택했다. 서튼의 블랙번행은 퍼즐의 완성이 됐다. 

당시 블랙번은 그래엄 르 소, 팀 셔우드, 콜린 헨드리, 스튜어트 리플리, 제이슨 윌콕, 헤닝 베르그, 데이빗 배티, 팀 플라워스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준수한 선수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역시나 화룡점정은 서튼이 합류하면서 결성된 서튼과 시어러의 SAS(Shearer And Sutton 혹은 Sutton And Shearer) 투톱이었다. 

당시 시어러는 부상 이전으로 운동 능력이 살아있던 만능형 스트라이커의 전형이었다. 블랙번에서 서튼은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며 시어러와 호흡을 맞췄다. 서튼이 공을 떨궈주고 시어러가 이를 잡아 슈팅한 패턴은 블랙번의 정형화된 득점 공식 중 하나였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 시즌 시어러는 EPL 34골, 서튼은 EPL 15골을 만들며 팀의 49골을 책임졌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이 49골 중 13골이 시어러 어시스트에 이은 서튼 골 혹은 서튼 어시스트에 이은 시어러 골이었다는 점이다. 두 선수의 파괴력을 알 수 있는 동시에 두 선수의 찰떡 같은 호흡도 알 수 있는 기록이다. 

우승 시즌 13골을 서로 간의 호흡으로 만들며 파괴력을 보였던 시어러와 서튼의 SAS 듀오
우승 시즌 13골을 서로 간의 호흡으로 만들며 파괴력을 보였던 시어러와 서튼의 SAS 듀오

블랙번은 시즌 내내 맨유와 우승 경쟁을 했다. 원년 시즌 노리치 시티, 아스톤 빌라가 미끄러지는 등 맨유와 경쟁을 하다 무너지는 클럽들이 많았다. 하지만 블랙번은 SAS를 앞세워 자신들의 1위를 끝까지 지켰고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서튼이 바로 다음 시즌 절정의 폼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1995/96시즌 서튼은 부상으로 단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과 재활을 오가면서 폼 자체가 떨어졌고 리그 1골에 그쳤다. 

서튼이 부상에 어려움을 겪고 새 시즌을 준비할 때 팀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의 영혼의 짝꿍인 시어러가 고향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의 우승 도전을 위해 떠난 것. 시어러 뿐 아니라 마이크 뉴웰 등 다른 선수들도 떠나는 등 스쿼드 변화 폭이 컸다. 이는 서튼이 블랙번을 끌고가야 함을 의미했다. 

서튼은 이 역할에 빠르게 적응했다. 1996/97시즌 다시 궤도에 복귀했으며 1997/98시즌 18골을 폭발시키며 마이클 오언, 디온 더블린과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서튼이 다시 EPL 최정상급 스트라이커임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첫 우승 이후 부상으로 힘겨웠던 것처럼 서튼이 득점왕 이후 다시 힘든 시간을 겪었다. 1998/99시즌에도 부상으로 서튼이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주포 서튼을 잃은 블랙번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강등의 아픔을 맛보게 됐다. 

실력적으로나, 몸값으로나 강등된 블랙번이 감당할 수 없었던 서튼은 첼시로 이적을 하게 됐다. 당시 첼시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은 매력적인 팀이었다. 하지만 서튼은 첼시에 녹아드는 것에 실패했고 한 시즌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이후 서튼은 2000년부터 스코틀랜드 셀틱 FC서 활약하게 됐다. 

이후 6년 만인 2006년 1월 서튼이 버밍엄 시티로 합류하며 EPL 복귀를 하게 됐다. 버밍엄은 이제 베테랑이 된 서튼이 그간의 경험을 살린 플레이를 보여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다시 부상에 시달렸고 팀도 강등되며 최악의 만남이 됐다. 

서튼은 현역 연장을 희망했고 2006년 10월 버밍엄의 라이벌인 아스톤 빌라와 1년 계약을 맺었다. 버밍엄 때와는 다르게 에버튼 FC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활약한 서튼이지만, 시즌 중반 시력 문제가 대두됐다. 축구보다 삶이 우선이었기에 눈 그리고 머리 쪽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했던 서튼이 2007년 은퇴를 선언했다. 

1994/95시즌 10라운드 리버풀 FC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는 서튼
1994/95시즌 10라운드 리버풀 FC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는 서튼

◇EPL 최고의 순간

1994/95시즌 10라운드에서 블랙번과 리버풀 FC가 맞붙었다. 이 경기는 스펙타클 그 자체였다. 1-1로 맞선 후반 13분 블랙번은 존 반스에게 바이시클킥 득점을 허용했지만, 2분 만에 서튼이 골문 앞에서 공을 집어 넣으며 2-2를 만들었다. 

서튼은 후반 26분 상대 박스 오른쪽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했다. 결국 서튼의 멀티골로 블랙번이 3-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블랙번은 개막 후 10경기를 7승 3무 1패의 호성적으로 마치게 되는데 이는 이 시즌 블랙번이 우승을 거머쥐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플레이 스타일

서튼은 191cm의 키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에 능했다. 미드필더 출신으로 연계 플레이도 훌륭한 선수였다. 물론 영혼의 단짝인 앨런 시어러와의 호흡이 가장 돋보였지만, 다른 공격수들과의 호흡도 좋은 편이었다.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 외에도 본인의 득점력도 전성기 정상급이었던 선수였다. 

◇프로필

이름 – 크리스 서튼

국적 – 영국(*잉글랜드)

생년월일 - 1973년 3월 10일

신장 및 체중 – 191cm, 84kg

포지션 – 스트라이커

국가대표 기록 – 1경기
 
EPL 기록 – 255경기 83골

◇참고 영상 및 자료

프리미어리그 1992/93시즌~2006/07시즌 공식 리뷰 비디오

노리치 시티 공식 홈페이지

블랙번 로버스 공식 홈페이지

첼시 FC 공식 홈페이지

아스톤 빌라 공식 홈페이지

버밍엄 시티 공식 홈페이지

<트랜스퍼 마켓> - 선수 소개란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 Kane and Son combine to set Premier League record

<랭커셔 라이브> - Alan Shearer, Chris Sutton & inside the SAS pairing that fired Blackburn Rovers to the title

<데일리 메일> - 'I put Bayern Munich to bed for the last 25 years but you've reminded me this wasn't something ordinary': Norwich legend Jeremy Goss in conversation with former team-mate Chris Sutton

<데일리 메일> - 'We just clicked... it was a dream': Alan Shearer and Chris Sutton are reunited by Sportsmail 25 years after their incredible title win with Blackburn as 'SAS' take a trip down memory lane

<타임즈> - Lessons from a life in sport: Chris Sutton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지이, 이형주 기자(영국 노리치/캐로우 로드), 블랙번 로버스 SNS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저작권자 © ST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단영역

매체정보

  • (주)STN미디어(방송국) :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419-2 부평테크노타워 8층
  • 대표전화 : 1599-1242
  • 팩스 : 070-7469-0707
  • 법인명 : (주)에스티엔미디어
  • 채널번호 : 지니 TV(131번) LG 유플러스 TV(125번) 딜라이브(236번)
  • 대표이사 : 이강영
  • 보도본부장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주)STN뉴스(신문사) : (0723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68길 23 (정원빌딩) 10층
  • 대표전화 : 02-761-2001
  • 팩스 : 02-761-2009
  • 법인명 : (주)에스티엔뉴스
  • 제호 : STN 뉴스
  • 등록번호 : 인천 아 01645
  • 등록일 : 2009-09-04
  • 발행일 : 2009-09-04
  • 대표이사 : 유정우
  • 발행·편집인 : 유정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완
  • Copyright © 2024 STN 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ports@stnsports.co.kr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