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가는 길
남해 가는 길

문득, 가슴이 답답해지는 날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어디든 떠나고 싶어!!!!"라는 생각이 머리끝까지 차오른 때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럴 때 안성맞춤인 여행지가 있다. 바로 남해다. 가는 길도 예쁘고, 탁 트인 전망에 바다까지 속이 뻥 뚫린다.

다랭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다랭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남해 다랭이 마을 풍경

특히 남해 다랭이마을에서 만나는 계단식 다랭이 논, 그리고 그를 마주한바다를 보면 세상 근심이 날아가는 듯하다. 한참을 그 풍경에 취해 멍하게 있노라면, 문득 '앗!' 하고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전라남도 보성이다.

전라도와 경상도에 이토록 닮은 아름다운 여행지가 있다는 것.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는 질문에 답하기 곤란한 어린아이의 심정이 된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행복한 고민인 것을. 

보성 녹차밭 풍경(출처: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드넓은 녹차밭과 벌교 꼬막으로 대표되는 보성. 실은 워낙 기후가 온난하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 녹차뿐만 아니라 여러 각종 농작물이 잘 자라는 지역이라고 한다. 또 바다를 접해 있기도 해서 수산업도 잘 발달되어 있는, 한마디로 비옥한 땅이라고 할 수 있다. 비만 잘 피한다면 여행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은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녹차밭 외에 보성에 어떤 여행지가 있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녹차밭을 필수 코스로 두고, 또 보성에서 어떤 곳에 방문하면 좋을까?

보성여관(출처: 문화재청)
보성여관(출처: 문화재청)

 보성여관 

1935년 최초로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보성여관은 문학 작품이 현실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실례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남도여관’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어질 당시 일제강점기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인들의 잦은 왕래로 지어진 이 여관은 지금으로 따지면 아주 호화로운 호텔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 건물을 2008년 문화재청에서 사들였고, 해체 및 보수 공사를 완료한 후 2012년 재개관한 것이 지금의 보성여관이다. 

보성여관 내부(출처: 문화재청)
보성여관 내부(출처: 문화재청)

TVN의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주요 장소로 등장하기도 했던 보성여관은 오늘날 실제로 대관과 숙박이 가능한 형태로 운영 중이다. 숙박의 경우 총 7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다미방이 별도로 4칸 있어 행사를 위한 대관도 가능하다. 숙박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과 실제 예약은 보성여관 홈페이지를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꼭 숙박을 해야만 건물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소정의 입장료를 지불하고(성인 기준 1000원)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니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보성여관 전시실(출처: 문화재청)
보성여관 전시실(출처: 문화재청)

 

 한국차박물관 

한국차박물관(출처: 한국관광공사)
한국차박물관(출처: 한국관광공사)

보성의 대표 명소 녹차밭을 방문했다면, 연계해서 방문하기 좋은 한국차(茶)박물관을 다음 코스로 염두에 두면 어떨까. 한국차박물관은 한국차소리문화공원 안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상당히 큰 차 박물관이다. 1층에서는 다양한 차 문화를, 2층에서는 차의 역사를 배울 수 있고 3층의 차생활관에서 차에 대한 체험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다. 차나 다례, 다기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박물관을 거닐게 될 지도 모른다. 

한국차박물관 내부(출처: 한국관광공사)
한국차박물관 내부(출처: 한국관광공사)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다례교육, 차 만들기 체험, 차 음식 만들기 체험, 차 제품 만들기 체험 등이 있는데 체험료와 소요시간 등이 각각 다르니 참여를 원할 경우 반드시 미리 검토와 문의를 해보아야 한다. 입장료는 기본적으로 무척 저렴한 편(성인 기준 1000원)이며 주차 역시 무료라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이 가능하다. 

 

비봉공룡공원에 전시 중인 공룡 화석(출처: 비봉공룡공원)
비봉공룡공원에 전시 중인 공룡 화석(출처: 비봉공룡공원)

 비봉공룡공원 

아이와 함께 보성에 방문했다면 안성맞춤인 여행지로는 단연 비봉공룡공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보성에 웬 공룡? 그러나 분명 한반도에도 까마득히 먼 옛날에는 공룡이 살았고, 그 흔적이 여수, 화순, 고성, 그리고 보성 등에 지금도 남아있다. 그렇기에 보성과 공룡은 이상한 조합이 아닌 것이다. 이를 기억하기 위해 비봉공룡공원이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디노빌리지와 백악기파크, 화석전시관, 그리고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모두가 영화 <쥬라기 공원>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비봉공룡공원 내부(출처: 비봉공룡공원)
비봉공룡공원 내부(출처: 비봉공룡공원)
비봉공룡공원 내부(출처: 비봉공룡공원)
비봉공룡공원 내부(출처: 비봉공룡공원)

그밖에도 공룡 3D 영상 체험과 워킹공룡쇼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비봉공룡공원은 그러한 프로그램 이용 여부에 따라 입장료가 조금 달라진다. 기본 입장료는 6000원(성인 기준)인데, 주말이나 3D 영상 관람이 포함된 입장권의 경우 10000원이다. 다만 아동이나 보성, 장흥, 고흥 군민, 장애인, 경로자, 군인 등은 입장료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휠체어나 유모차도 현장에서 대여할 수 있다고 하니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 

"아름다운 대한민국, 남해 vs 보성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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