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당내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던 서울 동대문을 무소속 민병두 후보가 9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 후보는 또 사퇴하면서 민주당 장경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따라서 이제 동대문을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혜훈 미래통합당 후보의 양자구도로 총선을 치르게 되었다.
민병두 후보는 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했다”면서 “여기서 멈추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포스팅을 통해 사퇴를 선언했다.
이날 민 의원은 “주민추천후보로 나서서 지난 3주간은 너무 행복했다”면서“동대문에서 화제는 단연코 민병두였다”고 강조하고는 “껴안고 울어주신 분들, 마스크를 썼어도 다 알아보시고 위로해주신 분들, 출마하기를 잘했다고 격려해주신 분들, 끝까지 완주하라고 힘내라고 하신 분들, 다들 이길거라고 한다고 축하한다고 하시는 분들, 손편지를 써서 보내주신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민병대를 조직해서 자원봉사해주신 수천명의 지지자들을 생각하면 살면서 이토록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나 할 정도로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회고, 자신의 후보사퇴가 고뇌의 결정이었음을 말했다.
이어 “끝까지 완주하면 3자 박빙의 대결을 예감하지만 불확실성에 몸을 던질 수는 없다”면서 “3주간 선거운동을 통해 부당한 공천을 충분히 호소했고 저의 명예도 주민들 속에서 회복했지만...2등은 의미가 없고 만약 그렇게 될 것 같으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겠다고 한 바가 있는데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러난다”고 사퇴를 공식화 했다.
3선의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은 1980년대 운동권 출신이다. 그럼에도 보수신문인 문화일보 창간 당시 기자로 입사,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4년 열린우리당에 영입되어 비례대표 18번을 받아 당선되어 국회의원이 되었으며, 정치권 입문 뒤 기획과 전략 홍보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았다. 따라서 비례대표 초선임에도 열린우리당 전략기획본부장, 홍보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2008년 총선에서는 서울 동대문구을에 출마, 재선을 노렸으나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4년을 와신상담한 그는 2012년 총선 당시 같은 지역구에서 홍 의원과 리턴매치를 벌여 당선되었으며,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다시 당선, 3선의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전략홍보본부장,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과 원장 등을 두루 섭렵, 전략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가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은 지난 2018년 미투 논란이 한창이던 시기 뉴스타파 보도로 성추행 의혹을 받은 때문이다. 민 의원이 친분이 있는 한 여성 사업가를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했다는 기사를 뉴스타파가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민 의원은 “정치를 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제 자신에게 항상 엄격했다.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으나 이후 지역구민과 당 지도부의 설득으로 인해 의원직 사퇴를 철회하기도 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 구설수를 의식, 민 의원을 공천에서 컷오프 시켰으며, 동대문을 지역구를 청년우대 지역구로 선정, 경선을 통해 당 청년위원장 출신인 장경태 후보를 공천했다.
이후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이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후보와 미래통합당 이혜훈 후보, 무소속 민병두 후보 등 3자 경쟁구도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여러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장 후보가 이 후보와 민 후보를 근소하나마 앞서 나가고 있음이 나타났다.
이에 민 의원은 “애초에 출마 선언을 하면서 2등은 의미가 없고, 만약 그렇게 될 것 같으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겠다고 한 바가 있는데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러난다. 기회는 불공정했지만 과정은 아름다웠고 결과는 우리 모두의 승리”라고 말하며 후보를 사퇴한 것이다.
아래는 민병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후보사퇴선언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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