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전공의 등 젊은의사 대거 참여…전공의·전임의·개원의 집단휴진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4개 권역서 동시 열려

의대정원 확대, 첩약 급여화,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료 추진 등 '‘4대악 의료정책’의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대한의사협회 궐기대회가 여의도에서 열렸다.

이와 함께 14일 오전부터 의원급 의료기관과 전공의, 전임의가 동참한 전국의사 총파업도 진행됐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오후 3시 여의대로에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의대생과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이 대거 참여해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실제로 지난 7일 먼저 파업에 돌입한 바 있던 전공의 중 상당수가 이번 의협 주도의 파업과 궐기대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궐기대회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남·광주, 대구·경북, 대전 등 4개 권역에서 동시에 열리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의협 회장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정부는 앞에서는 '덕분에'라며 고마워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4대악 의료정책을 기습적으로 쏟아내면서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질주해왔다"며 "정부는 12일에도 협의체를 제안하면서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못박아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를 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늘(14일) 전국의사총파업의 최종적인 책임자는 의협 회장인 저 최대집"이라며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임의, 전공의 등 모든 회원들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전문가로서 정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렇게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제가 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기는 투쟁'이 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도 정부의 의료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전문가인 의사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의대정원을 함부로 늘리고, 공공의대를 붕어빵 찍듯이 무조건 설립하고, 비대면 진료를 원료의료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한방첩약을 보험재정으로 퍼주겠다는 한심한 정책을 밀어 붙이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나라에서 일어날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 의장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의료백년대계는 절대 정치적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사항을 충분히 보장 받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젊은의사들 "전면 재논의 해야…의사국시 거부도 불사"

젊은의사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의사들이 모두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 기적이 일어났다"며 "저희 젊은의사들은 이 기적의 도화선으로서, 그리고 전문가 말 따위는 듣지 않겠다는 역대 최악의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깨부술 가장 강력한 목소리로서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들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정부는 우리를 코로나 전사들, 의료진 덕분에라며 추켜세우다가 이제와 토사구팽하려 한다"면서 "파업을 하면서도 병원에 남아 묵묵히 환자곁을 지키는 사람은 우리 선배의사들인데 정부는 자신들이 대체인력을 준비했다가 ‘투입’ 했다고 한다. 정부가 이 정도로 새빨간 거짓말을 생각없이 내뱉을 줄 몰랐다"고 탄식했다.

박지현 회장은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하고 ▲의대증원, 공공의대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전면 재논의 ▲모든 의료 정책 수립에 전문가들과 현장의 목소리 반영 ▲의사를 상대로 한 언론플레이 즉시 중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회장은 "하얀 가운을 입으면서 국민의 건강과 의료계에 헌신하고자 마음 먹은 학생들이 거리로 나왔다"면서 "의료를 정부가 절벽까지 몰아붙였기에 거리로 밀려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이날 의사 국가시험 거부를 언급했다. 당정이 의대정원 확대 재논의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수업 및 실습 거부와 동맹휴학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국시거부는 오늘 자정에 공지됐음에도 12시간만에, 응답이 60%도 채 마무리 되지 않았음에도 전체 응시자의 50%에 육박한 인원이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며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전공의·개원의 집단 휴진…해결 실마리 안보여

한편 이날 오전 전공의 파업을 시작으로 의료계는 하루동안 총파업에 돌입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와 전임의, 개원의 등 전국 의사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간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 3만 3836곳 중 8365곳(24.7%)이 사전 휴진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병원협회 등에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휴진당일 진료 연장과 주말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조치했으며, 24시간 비상진료상황실을 마련해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의료계 집단 휴진에 따른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집단휴진에 따른 진료현장 점검에서 의대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함으로써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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