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게 묻는다
[전문]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게 묻는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1.01.1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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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환경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전국환경단체 기자회견...제주제2공항 입장 물어
청문회 앞두고 전국환경단체, 한정애 환경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자회견 열어
전국환경단체 성명
전국환경단체 성명

한정애 장관 후보자, 청문위원 윤미향 의원의 질의에 제주 제2공항 계획이 적정하지 않고 입지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면 부동의해야한다고 답해

한정애 장관 후보자, 제주 제2공항 계획에 대한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에 동의한다고 밝혀

한정애 장관 후보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시 도민 여론 조사 결과를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혀

내일(2021.1.20.) 환경부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전국의 많은 시민환경단체가 가입되어 있는 한국환경회의와 기후위기비상행동,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설악산국민행동(이하 한국환경회의 등)은 오늘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게 묻는다’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정애 환경부장관 후보자(이하 한정애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청문위원들의 서면질의에 대해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 한국환경회의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정애 후보자의 서면답변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산적한 환경현안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제주도와 가덕도를 비롯한 새로운 공항 건설, 지역발전과 새로운 관광수요라는 이름으로 훼손될 설악산과 지리산, 단군 이래 최대의 난개발 사업이라는 오명의 4대강 사업, 그리고 코앞에 닥쳐온 기후위기까지. 환경정책의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새로운 장관 후보자는 이에 대한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는지를 물었다.

한국환경회의 등은 특히, 제주도의 가장 큰 현안인 제주제2공항 등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공항 건설 이슈를 주요하게 거론했다.

한국환경회의 등은 현재 정부가 추진 또는 검토 중인 공항 건설 사업 대상지(제주 제2공항,가덕 신공항,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등 8곳)에 대해 장관 후보자는 새롭고 더 큰 공항이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인지, 선거용 선심 지역 공약인지, 혹은 토건산업을 위한 새로운 특혜인지에 대해 물었다.

한편 한정애 후보자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청문위원들의 서면질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서면 입장을 밝혔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하 윤미향 의원)이“제2공항 건설사업은 국토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중에 있습니다. 계획적으로 적정하지 않고 입지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의에 한정애 후보자는 “계획적으로 적정하지 않고 입지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면 부동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명래 환경부장관에 이어 신임 환경부장관도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윤미향 의원이 KEI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해 입지적 타당성이 낮은 계획이라고 검토의견을 제시했고 환경부가 이례적으로 3차례 보완요구한 것에 대한 의미를 묻자 한정애 후보자는 “제주도는 환경적으로 우수한 지역이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과정에서 환경영향을 면밀하고 엄격하게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이라고 밝혀 국책연구기관과 환경부의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윤미향 의원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불신이 높고 환경갈등이 심한 상황임. 환경부가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합동현지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의견”에 대해 묻자 한정애 후보자는 이러한 논의기구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그동안 국토부가 전권을 쥐고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결정을 주도하던 구도에서 환경부가 새로운 논의 주체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하 강은미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도 긍정적이었다.

강은미 의원이 “주민 수용성 차원에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진행하고 있는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한정애 후보자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시 도민 여론 조사 결과를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국토부가 제주제2공항의 결정 과정에 도민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것과 밝힌것과 마찬가지로 환경부도 도민의견을 중요하게 반영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강은미 의원이 제주의 환경수용력,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묻자 한정애 후보자는 “사업 필요성 판단을 위해서는 환경수용력, 지속가능성 등 환경영향에 대해 면밀하고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됨”라고 답변하여 환경부 차원에서 제주 제2공항 계획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게 묻는다.

무엇하나 해결되지 않은 산적한 환경현안, 후보자의 입장은 무엇인가

환경부가 새로운 장관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일에는 청문회를 통해 신임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국회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지금 우리는 산적한 환경현안 앞에 놓여있다.

제주도와 가덕도를 비롯한 새로운 공항 건설, 지역발전과 새로운 관광수요라는 이름으로 훼손될 설악산과 지리산, 단군 이래 최대의 난개발 사업이라는 오명의 4대강 사업, 그리고 코앞에 닥쳐온 기후위기까지. 환경정책의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새로운 장관 후보자는 이에 대한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공항으로 고통받을 제주도와 가덕도

제주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관광객 증가, 각종 대규모 개발과 난개발로 이미 환경수용력이 포화인 제주에 또 하나의 공항이 필요한가. 한정애 장관 후보자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서면 질의에 대해 ‘동남권의 물류비용절감과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한다고 하면서 ‘환경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철저를 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환경을 훼손하며 파괴하는 사업에 어떻게 환경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것인가. 현재 정부가 추진 또는 검토 중인 공항 건설 사업 대상지는 부산 가덕 신공항,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새만금 신공항, 울릉도 공항, 백령도 공항, 흑산도 신공항, 경기남부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 8곳이다.

장관 후보자는 우리에게 더 많은 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얼마나 더 많은 공항을 지어야 하는가. 기후위기의 시대, 대규모 감염병의 시대. 새롭고 더 큰 공항이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인가. 아니면 선거용 선심 지역 공약인가, 혹은 토건산업을 위한 새로운 특혜인가.

지역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설악산 개발 계획

오색 케이블카가 돌아왔다. 지난달 29일 국민권익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중앙행심위)가 사업자인 강원도 양양군의 손을 들어주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이 2019년 9월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 처분에 이어 양양군의 행정심판 청구에 따른 결과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환경부가 구성한 제도개선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적폐라 규정한 바 있다. 그리고 2019년 부동의 결정을 내렸지만 행심위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환경부에게 묻고 싶다. 현 정부의 그린뉴딜, 탄소 감축 정책에 국립공원은 포함되지 않는 것인가.

전국환경단체 성명
전국환경단체 성명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4대강

단군 이래 최악의 난개발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4대강 사업의 처리는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다. 인공 구조물에 막힌 4대강은 아직도 흐르지 못하고 있으며, 강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사라진 모래톱과 고통받는 생명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2017년 5월 4대강의 보 수문개방을 발표했다. 당시 2018년 말까지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공약으로 ‘재자연화’를 말한 지 4년이 되어간다. 하지만 4대강의 입장에서 ‘재자연화’라는 단어는 이제 희망고문에 가깝다. 4대강의 재자연화는 언제 가능한 것인가.

기후위기의 시대, 환경부의 역할

지난 장마를 사람들은 기후위기의 다른 이름이라 불렀다. 극단적 기후는 한반도라고 예외일 수 없다. 정부는 ‘그린뉴딜’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지만 비상한 기후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 어떤 부처보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책임부처로서의 역할도 막중하다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번도 줄어든 적이 없었던 온실가스 배출량과 지켜지지 않은 감축목표 앞에 어떤 책임감을 갖고 있는가. 환경부는 실효적 감축을 위한 로드맵을 갖고 있는가.

뿐만 아니라 선거를 앞둔 여야를 가리지 않는 개발계획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도로, 새로운 시설, 새로운 건축물은 여전히 정치인들의 핵심공약이다. 지역마다 크고작은 녹색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환경과 생태의 가치는 경제성장이라는 이름하에 꾸준히 지워지고 있다. 이 위기에 대해 환경부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 우리는 듣고 싶다.

고속열차로 2~3시간 이면 갈 수 있는 국토에서 새로운 공항이 계속 지어져야 하는 이유를, 오색 케이블카가 국립공원과 산양의 삶의 파괴하면서까지 건설되어야 하는 이유를, 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흰수마자와 물떼새가 보에 막혀 죽어가는 이유를, 그린뉴딜이라는 거대한 국정과제에도 온실가스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를.

한국환경회의는 한정애 신임 장관 후보자에게 묻는다. 인공 구조물에 막힌 4대강, 지역 개발 논리에 망가질 국립공원, 새로운 공항으로 몸살을 앓게 될 제주와 가덕도를 대신하여 묻는다. 생명의 가치와 생태의 지속가능성을 지킬 의지가 있는가. 어떻게 지킬 것인가.

2021. 01. 19

한국환경회의, 기후위기비상행동,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설악산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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