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 감상
끈, 놓을 수 없던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알수록
영원을 꿈꾸는 일은 더 간절해져서
-소하
<소하 이은솔 시인>
2020 계간 <시와편견> 봄호 디카시 등단
시편작가회원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제3회 경남고성 국제디카시공모전 수상
제6회 이병주 국제디카시공모전 수상
디카시집
'껍데기에 경의를 표하다' 출간
폭염의 열기를 잠시 식혀주는 비가 몇 차례와 주었지만 여전히 무덥습니다. 다음 주면 말복이고 이어 처서를 지나면 더위가 한 풀 꺾일까요.
비 온 뒤 시골길이나 공원을 걸어본 적이 있나요? 나뭇잎이나 풀잎 끝에 매달린 투명한 빗방울을 보면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잠시 후면 흔적 없이 사라질 순간을 포착해 두는 거지요. 말하자면 시를 카메라에 담는 것입니다.
제13회 경남고성국제디카시페스티발중 제6회 다카시 작품상을 받은 이정록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태초에 빛이 생긴 까닭은 들키고 싶어서이다
디지털카메라도, 시도 영원의 두께를 순간 포착하는 예술이고 비의 秘義를 일순에 낚아챈다는 면에서 둘 다 빛의 종족이다"
오늘 다카시 "끈, 놓을 수 없던 " 도 영원을 잡아둔 순간포착입니다.
풀잎을 잡은 실새삼 넝쿨 끝에 매달린 빗방울
하나 그 빗방울 너머로 보이는 초록 세상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이 장면을 포착한 시인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알수록
영원을 꿈꾸는 일은 더 간절해져서"
고 노래합니다.
맞습니다 꽃이 사시사철 피어 있다면
그 꽃의 가치를 지금만큼 모를 것입니다
삶에서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나
보내고 싶지 않은 순간이 오면 저도
저렇게 붙잡아 두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겠지요 오래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
떠날것을 알기에 더 간절한 순간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기원전 그리스의 의학자이자 철학가인 히포크라테스가 말했잖습니까.
영원한 것은 없지만 남겨두고 볼 수있는 것
다카시도 그 중 한 방법입니다.
지금 시작해보세요 손에 든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여십시오 내 삶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이 시가 될 것입니다.
(글 구수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