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리화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 제주도정에 반대의견 제출

영리병원이 제주에 개설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둘 수 있는 지침 개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지난 8월 3일 제주도정에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지침 일부개정'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운동본부는 "의료법인의 소유 건물이 아닌 타인 소유의 임차 건물에 의료기관이 입주할 경우, 임대인이 이미 개설해 놓은 각종 영리사업과 편법적 부대 사업이 어우러져 의료법인의 영리 행위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진다"며 "이를 통해 우회적인 영리병원 개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침 개정 반대의견을 낸 사유를 밝혔다.

이어 운동본부는 "의료법인 분소 개설에 임차 허용은 사무장 병원으로 변질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낮추고, 의료기관의 지속적‧안정적 운영에 대한 책임도 낮춰 결국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운동본부는 "또 다른 반대 이유도 있다. 행정지침 개정 권한을 지닌 제주도지사의 부재로 개정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어렵다고 한다"며 "원희룡 지사의 사퇴로 구만섭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고 있으나, 임명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침 개정이 충분한 검토 속에서 진행될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운동본부는 "의료법인의 기본재산인 토지와 건물은 의료법인의 실체인데, 제주도정은 의료법인 분소의 임차 개소허용으로 그 실체를 부정하고 의료법인 제도를 정면으로 부정하려 한다"며 "부산과 강원을 제외하고 제주를 포함한 15개 시도에서 의료법인 분소의 임차 개소를 불허한 이유는 의료법인 제도의 올바른 운영으로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함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부산과 강원에서의 의료법인 분소의 임차 개소가 가능하므로 제주도도 관련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나 운동본부는 "확인 결과, 강원도는 지침이 제정된 2012년 이후 의료법인 분소의 임차 개소 사례가 없어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임이 확인됐고, 부산광역시는 최근 이 문제가 불거지자 올해 내로 의료법인의 분소 임차 개소 허용 조항을 삭제하는 것으로 지침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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