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정필 기자] 1060조 6000억원. 농협을 제외한 국내 10대 그룹과 신세계, 두산 등 11곳에서 발표한 투자 액수를 합한 금액이다. 향후 다른 기업들도 ‘통큰 투자’ 릴레이에 동참할 수 있기에 총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발표하는 것을 두고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윤석열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재계의 ‘선물 보따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계획은 향후 4~5년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윤 정부 임기 기간 내 모든 투자를 마치게 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과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 11곳이 발표한 향후 투자액은 1060조 6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11개 그룹이 향후 4~5년간 투자를 예고한 금액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올해 본예산 607조 7000억원의 1.7배 수준이다.
그룹별 투자 계획을 보면 지난 24일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과 미래인재 확보를 위해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80%가량인 360조원은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지난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평택캠퍼스)을 방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나와 ‘반도체 초강대국’을 달성하기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SK그룹은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에 5년간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내에만 179조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SK는 2026년까지 ▲반도체·소재 142조 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 4000억원 ▲디지털 24조 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 7000억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에 집중될 만큼 핵심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도 2025년까지 4년 동안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국내 투자 분야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16조 2000억원), 로보틱스 등 신기술 및 신사업(8조 9000억원),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 및 서비스 품질 향상(38조원) 등이다.
이들 3사는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투자 계획 배경을 설명했다.
LG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48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또한 배터리·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분야에 43조원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5년간 국내 사업에 3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 추진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투자액 중 41%는 신사업과 건설, 렌탈, 인프라 분야에 투입된다.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국내 33조원을 포함해 총 53조원을 투자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통해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2026년까지 5년간 미래 산업 분야인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국내 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37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한화 관계자는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를 위한 미래 기술 내재화 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GS는 2026년까지 5년간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1조원을 투자한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부문에 가장 많은 14조원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과 수소(블루암모니아),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탈탄소 시대의 미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대거 포함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21조원을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특히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건설 분야 자동화, 무인화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스마트 건설기계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사업 투자에 12조원을 투입한다. 친환경 R&D 분야에도 총 7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은 그룹 미래를 위한 핵심 목표”라며 “기술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5년간 2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유통 사업 확대와 온라인 사업 확대, 자산개발, 신사업 등 4개 테마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앞으로 5년간 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두산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한 축으로 부상한 SMR 개발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 LG, 향후 5년간 국내 106조원 투자… “韓, R&D 핵심기지”
- ‘반도체 초강대국’ 노리는 삼성… 5년간 450조원 쏟는다
- “한국을 그룹 미래 사업 허브로”… 현대차그룹, 국내 2025년까지 63조원 투자
- GS, 5년간 SMR 등에 21조원 투자… 2.2만명 신규채용
- 현대중공업그룹, 5년간 21조 투자… 친환경·디지털 대전환 주도
- 포스코그룹, 5년간 53조원 투자… 2.5만명 직접고용
- SK, 5년간 반도체·배터리·바이오에 247兆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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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5년간 미래 산업에 37.6조 투자… 일자리 2만개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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