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막, 김정은 당 총비서가 기념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1.10.12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막, 김정은 당 총비서가 기념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한미동맹 자체라는 분석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이 최근에도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이 없다’며 ‘진정성’을 재확인하고 있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수십 년 동안 계속돼온 북한의 ‘적대시정책’ 주장은 실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과 비핵화 담판을 벌였던 미국의 외교 당국자들은 북한 고위 관리들이 협상 때마다 ‘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그 뜻을 물어보면 답변을 늘 회피했다고 회고했다.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해소해줄 테니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알려달라고 해도 어떤 명확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는 게 미 협상가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적대시정책 철회 요구라는 전략적 모호성에 피로감만 쌓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북미협상 시 적대시정책을 수없이 언급하면서도 분명한 뜻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적대시 정책이 무엇인지 정의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 개막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만한 행동적 근거가 하나도 없다”고 비판한 데 대해 북한의 전형적인 대미전략일 뿐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도 “북한은 적대시정책이라는 용어를 항상 쓰면서도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한 적이 없다”며 “북한은 협상이나 미국, 한국, 일본 등과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적대시정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막상 원하는 것을 얻고 진전이 이뤄지면 그 말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워싱턴=AP/뉴시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워싱턴=AP/뉴시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북한이 현재까지 줄곧 주장하며 철회시키려는 적대시정책은 궁극적으로는 한미 동맹 자체의 종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지난달) 발언은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 배치가 적대시정책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유용한 예”라며 “하지만 다른 북한 관리들은 한미 동맹을 끊고, 한반도와 한반도 주변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만이 적대시정책을 중단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수년 동안 말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우리를 겨냥한 합동 군사연습과 각종 전략 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시정책 포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오랫동안 언급한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종합해 보면 목록이 상당히 광범위하다”며 “미군의 한국, 일본, 서태평양 주둔, 한미 상호방위조약, 미일 상호방위조약, 역내 미 핵 자산, 미국과 유엔의 제재, 인권 상황 비판 등이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수십 년 동안 한반도 긴장의 원인을 제공해 온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정책을 문제 삼는 것은 적반하장이자 주객전도라며 북한의 대미·대남 전략이 바로 적대시정책이라는 사실을 공개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클링너 연구원은 “협상이 재개되기 전에 북한에 적대시 정책의 정의를 명시하라고 요구하고, 적대시정책을 편 당사자는 북한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전쟁 행위, 인명 피해를 불러온 한미 병력에 대한 테러, 한국과 미국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을 가한 것은 북한이라는 사실을 알려야한다는 것이다.

한미연합훈련, 16~28일 실시 (CG)[연합뉴스TV 제공] (출처: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 16~28일 실시.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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