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리점 직원들, 고객 사적 사진 돌려 봐

사진 삭제하고 폰 반납해도 소용없어

직접 초기화 후 ‘초기 화면’ 보는 게 중요

대리점에 초기화 맡기면 5~10분 걸려

비밀번호 알려주지 말고 직접 지켜봐야

완전히 안심하려면 ‘공장 초기화’ 권장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KT 대리점 직원들이 고객이 반납한 중고폰에서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는 중고폰을 반납하기 전에 직접 초기화하거나 대리점에서 초기화할 때는 옆에서 직접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때 휴대전화를 처음 샀을 때 볼 수 있는 ‘초기 화면’이 뜬다면 초기화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초기화는 포렌식도 가능하고 대리점 직원 중 아이디, 비밀번호만 초기화를 시켜놓고 초기 화면을 보여주며 안심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면 ‘공장 초기화’를 해야 한다.

◆젊은 여성 노린 타기팅 범행

24일 MBC에 따르면 KT 대리점에서 스마트폰을 신형 모델로 바꿨는데 사생활이 담긴 사진들이 고스란히 유출된 사건이 벌어졌다. 기존에 사용하던 전화기를 반납하면 요금을 할인해 주겠다고 피해자를 유인해서 대리점 직원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20대 여성인 피해자 A씨는 지난 5월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알았다. 연고가 없는 한 남자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알려주면서 사진 9장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A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사진들이었다.

휴대폰 속에 있던 사적인 사진들이 유출된 경위를 알아보니 A씨가 지난 3월에 방문한 KT 대리점이 문제였다. 이 대리점은 A씨에게 휴대폰을 반납하면 요금을 할인해준다고 했고 A씨는 휴대전화 속 민감한 사진들을 직접 삭제하고 반납했다. 또 암호를 적어주고 가면 초기화를 해주겠다는 대리점의 요구에 응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할인 조건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A씨는 다음날 곧바로 쓰던 휴대폰을 되찾아 왔다. 그러나 이미 대리점 직원이 삭제된 사진을 모두 복원해 동료들과 돌려본 후였다.

범죄가 발생한 곳은 KT 대리점 21개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 총판 소속이다. 피해자의 입막음을 위해 1억원까지 배상액을 제시했지만 A씨가 거부해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SNS에 알리고 같은 대리점에서 판촉 전화를 받았던 사람들을 모았다. 그랬더니 11명 모두 젊은 여성들이었다.

KT 본사는 “본사가 아니라 위탁 대리점 직원들의 범죄 행위”라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마트폰 휴대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확실한 초기화 및 공장 초기화 중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등 중고폰을 반납하면 보상해주는 상품이 많은 가운데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를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이 반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고객들이 직접 초기화를 하고 반납하는 게 가장 좋다. 그런데 잘못 초기화하면 폰을 못 쓰게 될 수도 있어서 대리점에서 가져오면 초기화를 해주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고객 앞에서 직접 초기화를 해달라고하면 된다. 소요 시간은 5~10분가량이다. 화면으로 데이터 삭제 과정이 보이고 재부팅 과정이 있다. 이를 확인해야 하고 이런 과정 없이 금방 끝났다면서 초기 화면을 보여주며 돌아가라고 하면 범죄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글 계정이나 애플 계정의 비밀번호를 물어볼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휴대전화를 맡긴 뒤 돌아가지 말아야 하며 휴대전화를 처음 샀을 때 볼 수 있는 초기 화면이 뜨면 초기화에 성공한 것이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대리점에 전화해서 초기화하는 방법을 물어보고, 못하겠으면 대리점에 가서 본인이 보는 앞에서 초기화해달라고 하면 된다”며 “대리점이 고객 앞에서 안 해준다고 하면 이상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확 줄어든다”며 “초기화한 데이터는 포렌식을 해야만 복구되는데, 복구 비용이 매우 비싸고 전체 데이터의 30~40%가량만 복구되기 때문이다. 포렌식까지 걱정된다면 공장 초기화를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고폰을 반납할 때뿐 아니라 휴대전화 간 정보를 옮기는 경우에도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그럴 때는 두 휴대전화를 연결해 휴대전화에서 휴대전화로 옮겨달라고 하면 된다. 중간에 컴퓨터를 거쳐야 하는 경우는 휴대전화의 화면이 안 나오는 등 고장났을 때뿐이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두 대 갖다 놓고 선으로 연결해서 직접 그 앞에서 옮겨드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16일 서울 마포의 한 휴대폰 전문 매장에 최신 스마트폰 판매 안내판이 걸려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8월 16일 서울 마포의 한 휴대폰 전문 매장에 최신 스마트폰 판매 안내판이 걸려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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