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세 기자
 전철세 기자

지난달 30일 제5대 계룡시의회는 후반기 의장으로 비례 초선인 40대 중반의 윤재은 의원을 선출했다. 이는 여당 유력후보 2명을 비롯해 재선의원 등을 제친 의외의 결과였다. 의장 선출은 일명 교황투표 방식으로 본인도 자신에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상호 무기명 투표로 선출한다.

이날 7명의 계룡시의원들은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에 나서 윤재은·이청환 의원 각 3표, 무효 1표를 던져 과반수 득표자가 없게 되자, 재차 상위득표자 2명에 대한 2차 투표에 들어간 끝에 윤재은 의원 4표, 이청환 의원 2표, 윤차원 의원 1표가 나오며 윤재은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최종 선출했다.

이에 윤차원 의원은 의장 투표결과에 큰 불만을 나타내며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뒤따라 허남영 의원도 퇴장하며 부의장 선거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나머지 5명의 의원들만 참여한 부의장 투표결과 강웅규 의원 3표, 이청환 의원 1표, 기권 1명으로 강웅규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면서 후반기 원 구성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렇듯 어렵사리 하반기 원 구성을 이뤘으면 서로 축하해주고 위로해 줘야 될 성 싶은데 한 재선의원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윤차원 의원은 SNS를 통해 “전국 시군의회에서 초선 비례대표 그것도 의회 내 최연소자가 의장을 하는 곳은 계룡뿐이다. 어떻게 제일어린 비례대표를 의장으로 선출할 수 있는가. 정말 창피해서 계룡시의원이라고 말을 못하겠다. 오늘부로 의정활동을 접는다”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행감 자료 등을 사무실 밖으로 내팽개쳐 버렸다고 한다.

재선으로 의정활동 경험도 제법 많고 6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분을 삭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말을 곰곰이 짚어보면 비례와 나이 어린 최연소자라는 게 불만의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험 많고 나이 많은 게 무슨 대수라고 시민이 부여한 의정활동까지 접을 생각을 했단 말인가? 이 모습이 곧 계룡시의회의 현주소는 아닐까 싶어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 2일 세종시의회는 34세(1986년생)의 후반기 의장을 탄생시켰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선거에서도 1980년생의 30대 의장을 선출하며 정치계의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또 비례대표 출신 의장 선출 소식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해외도 마찬가지로 영국의 피트 (William Pitt) 수상은 약관의 24세 나이로 최연소 수상을 지낸 기록이 있다.

지난 2017년 선거에서 프랑스 국민들은 1977년생인 마크롱 후보(당시 39세)를 최연소 대통령으로 탄생시켰다. 마크롱 대통령은 24살 연상녀와 결혼했는데 그녀는 자녀가 셋이나 되는 이혼녀다. 그럼에도 프랑스 국민들은 나이나 가정사를 두고 투표하지 않는 모양이다. 왜 그럴까? 물론 문화의 차이도 있겠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싶다.

어떤 이는 20대이면서도 60대처럼 겉늙었다는 소리를 듣는 이도 있고, 80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30대 청년처럼 열정적인 삶으로 찬사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한다.

어찌 보면 나이란 사람이 세상에 나서 살아온 햇수가 아니고, 나이만큼 높이 되는 것도 아니고, 세월의 깊이만큼 익어가고 깊어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싯귀처럼 ‘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고, 그 사람의 속 깊은 인격이고 품격이고 마음가짐의 나타남은 아닐까?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칠순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는 게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이웃 논산시를 지나노라면 여기저기 후반기 의장 선출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아울러, 속 좁은 계룡시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과 비교되면서 계룡의 정치지형도 이제는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되짚어 본다.

이래저래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오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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