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정부의 그린모빌리티 확대 보급 드라이브 등에 힘입어 지난 해 우리나라의 전기차 내수 판매 비중은 1.9%로 세계 주요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는 통계이다.

수소차는 세계 최대 보급댓수와 판매 증가율을 기록중이다.

정부는 내년 친환경차 누적 보급 댓수로 ‘50만대’라는 공격적 목표도 설정해놓고 있다.

완성차 업계 중 현대차는 자사의 최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2025년 이후 전기, 수소차로만 판매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그린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적극적이다.

기아차는 2026년까지 1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고 밝혔고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은 모기업에서 전기차 모델 확대를 선언하고 있다.

그린모빌리티로의 공격적인 전환을 선언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지만 정부가 제시하는 수송 부문 탄소 중립 시나리오는 두려워하고 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의 가장 강력한 모델에 따르면 2050년 탄소 순 배출량은 ‘제로’가 된다.

이를 위해 수송 부문에서 전기・수소차 보급률을 97%까지 올려야 한다.

사실상 내연기관차는 퇴출되는 수순을 밟게 되는데 완성차 사업자단체인 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관련해 정부에 제출한 건의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기반인 내연기관차의 친환경화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고 우리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 좌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수 시장이 사라지는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의 환경 성능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없을테고 결국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내연기관차 시장은 중국 자동차 업계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지적이다.

‘전주기(LCA, Life Cycle Assessment)'를 감안하면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3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경유차 모델인 벤츠 C220d 보다 더 많다는 독일 연구소의 분석 결과까지 제시하며 ’전기차만 친환경차이고 내연기관차는 공해차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 시나리오에 뼈 때리는 조언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이다.

수출기여도도 높은데 지난 해 총 374억불을 해외에 판매했고 국가 주력 수출 품목중 금액 기준으로 반도체, 일반기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는데 대부분이 내연기관차였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향후 상당 기간 동안 내연기관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사실상 내연기관차의 시장 퇴출을 선언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이 보다 다소 완화된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도 2050년의 내수 자동차 시장 중 전기·수소차 비중이 76% 이상이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달성 불가능한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고 자동차산업협회는 평가했다.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을 맡고 있는 한양대 이기형 교수는 2019년 본 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 유럽, 미국 등의 경쟁 국가들은 친환경자동차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도 내연기관에 대한 연구를 소홀하지 않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내연기관을 국가 중점 연구과제에서 이미 제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형 교수는 특히 ‘정부가 손을 놓고 더 이상 국가 R&D를 투자하지 않고 몇 년 만 더 방치된다면 친환경 자동차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기대되는 국가 경제 이익보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이 더 크게 작용될 것’이라며 ‘내연기관 자동차 R&D 불씨가 꺼지면 되살리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며 포트폴리오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주식 시장 격언이 있다.

우리만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에 올인하다가 수십년 각고의 노력으로 올라선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한 순간에 깨지고 사라지게 될지 모른다.

그 때서야 꺼진 불씨를 되살리려면 더 큰 댓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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