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안보실, '극단적 선택보다 월북가능성으로 알리라' 지침"

국민의힘 '해수부공무원 서해피격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통해 사고 현장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해수부 공무원 서해피격 사건의 책임이 당시 청와대를 비롯,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잇따라 공세 고삐를 죄고 있다.

TF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3서'(徐)라고 거론하면서 "정부 각 부처가 월북몰이를 주도한 증거 자료를 확인했다"고 강력 주장했다.

그는 "(2020년 9월) 24일 국가안보실에서 외교부와 전 재외공관에 뿌리라고 내린 지침서에 '극단적 선택 가능성보다 월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리라'는 지침이 있고, 저희 눈으로 다 확인했다"면서 "오늘 서해 현장 시뮬레이션을 공개하는 것은 쉽게 말해 우리 정부와 군이 잘 대처했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시뮬레이션에서 사망한 이대준 씨가 발견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3㎞ 해상은 남쪽에서 접근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을 맡았던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은 간담회를 통해 "연평도 근해에는 항상 해군 고속정 등 군함은 물론 해경함까지 다수 배치돼 있어 합참과 정부에서 명령만 내리면 언제라도 현장으로 출동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면서 "정부와 합참이 실종자 확인 즉시 인근 해상으로 해경함을 보내 북측에 경고만 했더라도 절대 함부로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거나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지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수 TF 위원은 "고속정엔 최소 5㎞ 이상까지 전달되는 대북마이크가 있다. (실종된) 3㎞ 거리면 확성기로 목소리를 내면 (북한에) 들린다는 뜻"이라면서 "함정에 설치된 서치라이트와 영상 촬영 장비로 찍었다면 북한에서도 우리 국민이 보고 있는데 총살이나 화형을 시킬 수 없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이날 TF위원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신원식 의원은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같은 사건을 두고 TF를 꾸린 민주당이 이날 오전 국방부 합참을 방문하는 것에 질타했다.

신 의원은 "민주당TF 인원들은 2년 전 유족들에게 월북을 인정하라고 회유했던 사람들이고, '월북 조작' 당시 청와대와 함께 조작에 가담했던 사람들"이라며 "과연 염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맹폭했다.

서해피격TF는 오는 2∼3일 직접 연평도를 찾아 사고 현장 주변 해역을 상세히 살펴보며 진상 규명을 이어갈 예정이다.

2일엔 인천항에서 유가족과 함께 숨진 이대준 씨의 위령제를 열고 오는 3일 인천항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내주 중엔 TF 활동 내용을 최종 공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