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국내 고압용기시장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스안전공사 검사원이 해외로 출장검사를 나가지 못해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수급 대란의 조짐이 일고 있다.

고압가스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47ℓ 규모의 고압용기는 벌써 품귀현상이 나타나 신규 용기를 구매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용도변경을 통해 겨우 용기를 확보하고 있으나 재고가 바닥을 드러나고 있다.

특히 특수가스업계의 경우 용기확보를 위해 고압용기 제조 및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문의하고 있지만 새 용기를 구매하는 것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 40ℓ, 47ℓ 등 중형 고압용기를 제조하는 업체는 ㈜이엔케이(대표 이진명), ㈜한국HPC(대표 오주환) 등 2개사가 있으나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고압용기를 수입했던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마찰로 인해 수입선을 국내 용기메이커로 바꾼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고압용기 시장환경으로 인해 당분간 용기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압용기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스안전공사가 비대면 방식을 통한 검사를 확대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외국산 용기의 수입이 가능할지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고압용기유통업체들은 비대면 검사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국내에서 검사할 수밖에 없는데 검사비용이 훨씬 많이 소요돼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10ℓ 안팎의 소형 고압용기시장은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산 고압용기의 수입이 막히자 충북 충주에서 소형 용기를 생산하는 ㈜로페(대표 이순근)는 최근 주문량이 늘어나 바쁜 일정을 보낸다는 것이다. 국내 소형 고압용기생산업체의 명맥을 이어온 로페는 그동안 외국산과의 경쟁으로 인해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었으나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다행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압용기 수요가 감소, 수급 대란이 심각하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압용기 수급 대란이 심각해질 경우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국가 주요산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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