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계속되면 2100년까지 황제펭귄 군락 98% 소멸.
지구온난화로 남극 해빙...생존력 강한 황제펭귄도 살아남기 힘들어

[ESG경제=이진원 기자]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는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 보호법에 따른 위기종 목록에 추가하자고 3일(현지시간)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이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심각한 기후변화로 북극곰에 이어 남극 황제펭귄마저 멸종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정부가 북극곰처럼 미국에 살지 않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 노력을 촉구해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펭귄 생태학자인 스테파니 제노브리어는 3일(현지시간) "황제펭귄의 생활주기는 새끼를 낳아 먹이고 털갈이를 하는 데 필요한 해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해빙은 북극과 남극 생태계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해빙 표면이 녹아 생긴 물웅덩이에 미세조류가 서식하는데 미세조류를 먹이 삼는 동물 플랑크톤이 자라고, 먹이사슬 가장 아래에 있는 동물 플랑크톤을 따라 생태계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해빙이 급속도로 녹고 있어 문제다.

2100년까지 황제펭귄 98% 멸종 위기 

이날 <글로벌체인지생물학(Global Change Bi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탄소배출량과 기후변화 속도에 변화가 없다면 2050년까지 황제펭귄 군락의 70%, 그리고 2100년까지 98%가 멸종위기에 처할 것으로 분석됐다.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 보호법에 따른 위기종 목록에 추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 보호법에 따른 위기종 목록에 추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전반적인 온난화 추세와 극단적 기상이변 발생 가능성을 주시하며 황제펭귄의 생태를 관찰해왔다. 그 결과 2016년 해빙 수위가 극도로 낮아졌을 때 남극 핼리베이(Halley Bay)에 서식하던 황제펭귄 군락이 대규모 번식 실패를 겪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해에 해빙이 무너지면서 어른 펭귄처럼 방수 기능이 있는 깃털이 없는 새끼 펭귄 약 1만 마리가 익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황제펭귄, 생존력 강하지만 해빙 부족 시엔 생존 불가 

황제펭귄은 겨울 동안 남극에서만 번식한다. 이들은 영하 40도의 기온과 시속 90마일에 육박하는 강풍도 견뎌내며 수천 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하지만 충분한 해빙이 확보되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

남극 해빙은 계절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한다. 최근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겨울에 예전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와 우려를 사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날 위기종 지정안은 4일 연방 관보에 고시된 뒤 60일간 공공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발효 여부가 결정된다.

마사 윌리엄스 USFWS 부국장은 "우리 행정부의 우선 도전과제인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다양한 생물 종들에 영향을 미친다"며 "정책입안자들이 오늘, 그리고 향후 10년간 내리는 결정에 황제펭귄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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