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진의 시와 사진] 풍경의 실루엣
▲[차승진의 시와 사진] 풍경의 실루엣

풍경의 실루엣

                                       차승진

서울역이나, 백화점 부근 어느 곳에서 

붉은 깃발 십자가를 든

행색이 남루한 사람의 외침,

“믿으면 천국, 안 믿으면 불신 지옥!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천국 갑시다!“

구름처럼 흘러가는 군중 속에서 

道를 傳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傳道라는 하나님의 使命!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사람들의 

간절한 천국의 소망!

흙으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조각

어두운 침실 홀연히 나타나는 꿈

밥상에 올라온 완전한 식품이라는 달걀

암탉이 생산하는 한 알의 닭의 알

밤과 낮의 분별 없는 사각의 철장 속

눈부신 전등불의 수태고지

수욱 수욱 항문을 경유하는 타원의 시간

한 번 갇히면 탈출이 불허한 감옥

불임의 선고를 받는, 석방의 순간!

활활 타오르는 숯불이나,

펄펄 끓어 넘치는 유황의 기름 솥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인간들에게 바쳐지는 

암탉의 소신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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