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실루엣
차승진
서울역이나, 백화점 부근 어느 곳에서
붉은 깃발 십자가를 든
행색이 남루한 사람의 외침,
“믿으면 천국, 안 믿으면 불신 지옥!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천국 갑시다!“
구름처럼 흘러가는 군중 속에서
道를 傳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傳道라는 하나님의 使命!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사람들의
간절한 천국의 소망!
흙으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조각
어두운 침실 홀연히 나타나는 꿈
밥상에 올라온 완전한 식품이라는 달걀
암탉이 생산하는 한 알의 닭의 알
밤과 낮의 분별 없는 사각의 철장 속
눈부신 전등불의 수태고지
수욱 수욱 항문을 경유하는 타원의 시간
한 번 갇히면 탈출이 불허한 감옥
불임의 선고를 받는, 석방의 순간!
활활 타오르는 숯불이나,
펄펄 끓어 넘치는 유황의 기름 솥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인간들에게 바쳐지는
암탉의 소신공양,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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