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외국 유학생들에게 더 거두겠다”
학생들“고등교육의 공공적 성격에 균열이 일어났다”

프랑스 파리 1대학 소르본 대학교.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1대학 소르본 대학교. 연합뉴스

프랑스가 앞으로  유럽 국가 출신이 아닌 유학생에 대한 국립대 학비를 15배나 인상하기로 했다.

프랑스 최고행정법원 콩세유데타는 6일 프랑스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에게 더 많은 등록금을 받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콩세유데타는 1일 외국인에 대한 등록금 인상이 헌법이 규정한 무상교육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요지로 판결했다.

AFP 통신은 유럽연합 밖에서 온 유학생은 현재보다 최고 15배까지 많은 등록금을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유학생이 해마다 내야 할 학비는 170유로(약 23만원)에서 2,770 유로(약 373만원)로 높아지지만 미국과 영국 학비보다 훨씬 싸다. 미국 대학교 평균 학비는 2019년 기준으로 3만 1,916달러(약 3,808만원)이고 영국 대학교 평균 학비는 2019년 기준 1만 500파운드(약 1,566만원)이다.

콩세유데타는 “특별히 학업을 위해 프랑스에 오는 학생은 기존의 정식 체류자격을 갖춘 사람과는 다른 상황이다”며  “유학생이 받는 각종 장학금과 면세 혜택 등을 고려하면 실제 교육비용의 30~40%에 해당하는 인상된 학비는 평등한 교육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학생 학비를 올리겠다는 프랑스 정부 방침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작년 10월 명시한 무상교육의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유럽연합 소속 국가 유학생에게는 학비를 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유럽 밖 유학생 학비는 앞으로 프랑스 국립대 영어교육과 프랑스어 교육에 사용된다. 현행 프랑스 일반 국립대학교의 학비는 학부 과정은 연간 170유로(23만원)·석사 240유로(33만원)·박사 380유로(51만원)로 한국 등 유럽 국가 출신이 아닌 유학생은 학비가 최대 15배가 한꺼번에 오르게 된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018년 당시 브리핑에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외국 유학생이 프랑스의 빈곤한 학생과 같은 학비를 내는데 프랑스 학생의 부모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일하며 세금을 낸다”며 “이런 제도는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프랑스 국립대는 정부 방침과 상관없이 학비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최대 대학생단체 프랑스전국대학생연합는 학비 인상 행정명령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학생단체 법률대리인인 플로랑 베르디에 변호사는 프랑스 신문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중장기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학비를 대폭 인상하는 길로 가게 될 것이다”고 걱정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