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햄릿' 제작발표회(박정자)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박정자) 2022.05.25 사진 ⓒ아트코리아방송 이용선 기자

[아트코리아방송 = 이용선 기자] 연극계 대모 박정자(80)가 무대 위 배우의 존재 가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배우에게 배역의 크기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대 한 구석에 있더라도 설사 조명 밖에 있더라도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다면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박정자는 "이제 나이 80이 넘다보니 대사를 외우기가 어려운데 이번 역할은 대사가 적어 좋다"라며 "대신 대사가 많은 햄릿 역의 강필석을 무척 응원하겠다. 필석아, 고기 많이 사줄게"라고 말해 유쾌한 웃음을 유발시켰다. 

 

거트루드 역도 오필리어 역도 내겐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던 박정자는 2022 '햄릿'에서 유랑극단 배우 1을 맡았다. 그는 "6년 전 오필리어 아버지(플로니어스)를 했는데 이번에는 유령도 아니고 무덤지기도 아닌 배우 1이다. 그런데 참여하는 기쁨, 연습장을 향하는 마음과 발걸음이 정말 행복하다"면서 "동시대에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기에는 너무 벅찬 선배님들과 동료들, 젊은 후배들하고 함께 공연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 연습장에서도 우리끼리 한 얘기지만 이런 작품은 전에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유 하나만으로 역할의 크기도, 그 무엇도 따지지 않고 작품에 참여하는 그 모습에서 진정한 연극인의 자세를 느낄 수 있었던 박정자는 "나는 극중 단역, 조연 역을 평생 해왔던 배우라 단역과 조연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있다. 관객은 말할 것도 없이 연극을 정말 볼 줄 아는 관객이라면 무대 한 구석에 서 있더라도 그 존재감을 알아봐 줄 것이다"라며 작품에 참여하는 사명감을 내비쳤다. 

 

지난 2016년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한국 연극계의 원로 9명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연극 '햄릿'. 이번 공연에는 그때의 기라성 같은 원로 배우들에 현재 한국 연극과 뮤지컬계를 이끄는 젊고 유망한 배우들이 가세, 한바탕 축제와도 같은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지난 시즌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권성덕이 합류했으며, 길해연은 이해랑 수상자로서는 가장 막내지만 선배 라인으로 합류하여 손숙과 더블캐스트로 관객들을 만난다. 여기에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등 한국 연극과 뮤지컬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젊은 배우들이 합류하여 제 몸에 딱 맞는 배역을 통해 작품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한다.

 

약 400년 전에 탄생한 작품 '햄릿'. 2022년 연극 '햄릿'은 팬데믹의 시간을 지나 상실된 연극을 다시 깨우는 작품이 될 것이다. 

 

지난 공연에 이어 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고전은 통시성을 갖고 있긴 하나 오늘 우리는, 특히 현대인의 심리로 햄릿을 보려 한다. 이번 햄릿은 현대적인 방향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보다 정통적이고 예리하게 작품 내면을 들여다 볼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손 연출은 2022 '햄릿'의 나아갈 방향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췄음"을 강조했다. 

 

연극 '햄릿'은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총 33회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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