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소스 개방형 CPU’…ARM, 시놉시스 등 ‘IP시장 강자들’을 맹추격
IP시장 수요폭증․다변화 속, 오픈소스의 저전력 고속 저비용 기술로 인기

사진은 리스크 파이브 솔루션을 구축 중인 미디어텍사의 홈페이지를 갈무리한 것임.
사진은 리스크 파이브 솔루션을 구축 중인 미디어텍사의 홈페이지를 갈무리한 것임.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압축 명령어로 된 고성능의 개방형 CPU인 RISC-V(리스크 파이브)가 반도체 IP시장에서 급속히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단순이 ‘높여가는’ 정도가 아니라, 오픈 소스라는 이점에다 절전효과, 향상된 성능,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이점으로 인해 현재 ARM 등이 지배하고 있는 IP시장에서 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위키백과 정의에 따르면 리스크 파이브는 본래 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RISC) 기반의 개방형 명령어 집합(ISA)이다. 설계된 명령어 집합 구조(ISA)는 오픈 소스 라이선스로 무료로 개방되었다. 자유롭게 호환되거나 파생된 CPU를 설계할 수 있고, 이를 상용으로 쓰거나 팔 수도 있고, 파생된 설계를 공개할 의무도 없다.

그로 인해 스마트폰이나 임베디드 장치의 CPU로 널리 쓰이는 ARM과 직접 경쟁하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의 자유 CPU 구조로 부각하고 있다. 칩셋 아키텍처, 보안 및 최첨단 성능 향상을 둘러싼 IP 설계는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다. 인텔은 x86 명령어 세트로 컴퓨팅 시장의 CPU 아키텍처를 주도해왔고, 최첨단 칩셋 아키텍처로 스마트폰 시장에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폭주하는 수요에 맞출 수 있도록 기존 CPU 아키텍처를 더욱 고성능화할 대체 기술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카운터포인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리스크 파이브는 반도체 속도를 높인다”며 그 동향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IP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11%의 양호한 성장률을 보이며 8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시장은 ARM, 시놉시스, 카덴스, CEVA와 같은 회사들이 지배하고 있다. 특히 ARM은 모바일 기기에서의 매우 높은 시장 점유율 덕분에 IP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날이 갈수록 리스크 파이브가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애초 2010년에 도입된 리스크 파이브 ISA(개방형 명령어 집합)는 사용자들이 피드백과 업그레이드를 반복하면서 바람직한 생태계가 순환하며 더욱 안정적이면서도 유용한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미디어텍, 퀄컴, NXP, SiFive 등 IC 디자인을 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적용한 솔루션을 출시하기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리스크 파이브는 오픈 소스라는 이점, 그리고 획기적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IP성능은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게다가 신뢰할 수 있는 보안 기능 등도 인기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로 인해 리스크 파이브 프로세서는 반도체가 적용되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채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IoT의 뛰어난 유연성, 확장성 및 전력 소비 최적화로 인해 2025년까지 채택률이 (전체 반도체 IP시장의) 25%를 넘어설 수 있는 핵심 부문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용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HPC 등에는 필수적으로 리스크 파이브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IP시장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컴퓨팅, 메모리, 보안 및 기타 아키텍처 전반에 걸쳐 다양하고 개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면서 솔루션 내 반도체 콘텐츠 비율이 가속화되고 있어 세계 반도체 IP 시장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 ‘전환기’는 한 마디로 ‘수요 다양화와 폭증’의 결과다. 폭증하는 수요는 주로 AI 지원 스마트 기기, 5G 통신, 고성능 컴퓨팅(HPC) 및 자율 자동차와 같은 고급 애플리케이션의 성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로 인해 IC 설계 및 IP 라이선스 산업의 제품 가치도 더불어 성장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장 환경은 특히 ‘리스크 파이브’ 기술 부문을 선점하려는 주요 국가들 간의 경쟁을 한층 가열시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이를 두고 “반도체 냉전이 가열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더욱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중·대만의 무역 긴장으로 인해 반도체 공급망의 현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술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 세계 리스크 파이브 수요의 70% 이상이 중국에 몰려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로 인해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은 IP 라이브러리와 IC 설계 능력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형성하며 규모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스크 파이브를 한층 다양한 제품 들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리스크 파이브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하며, 각종 산업 분야를 어떤 형태로 변화시킬지가 체크포인트”라는게 카운터포인트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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