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위성 우주 쓰레기에 도전한다 Ⅱ

위협적인 우주 쓰레기

목재 위성, 가능할까?

 

목재 위성, 가능할까?

 

현재 대부분의 인공위성에는 높은 온도와 방사선에 견딜 수 있도록 알루미늄 합금, 고강력 케블라 섬유 등이 소재로 쓰인다. 고도의 내구성과 높은 강도의 이런 소재들은 인공위성이 수명을 다한 후에도 그대로 우주 공간에 남아 우주 쓰레기로 전락한다. 게다가 인공위성에 사용된 알루미늄은 지구로 돌아올 때 작은 알루미나 입자들로 분해돼 수년간 대기 상층부를 떠돌아다니면서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알루미나는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해 약간의 냉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 반면 목재 위성은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완전연소가 되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거의 없다.

목재 위성의 또다른 장점은 전자파와 지자기가 투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안테나와 자세 제어 장치를 위성 바깥이 아닌 내부에 둬도 된다는 뜻이며, 그에 따라 위성 구조가 그만큼 단순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재 위성 개발에 뛰어든 스미토모임업과 교토대 우주종합학연구부 도이 다카오(土井隆雄) 교수는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목재를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7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탑승과 2008년 국제우주정거장 왕복 경험이 있는 우주비행사 출신 도이 교수는 2016년 교토대 우주종합학연구부 교수로 부임한 이후 우주에서의 목재자원 실용성을 새로운 연구주제로 삼은 것이 목재 위성 개발의 계기가 됐다. 교토대는 현재 대학원에서 진공 상태에서 목재의 역학 성질과 저중력, 저기압에서의 목재 생육에 관한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2. 일본 연구진이 2023년 발사를 목표로 세계 최초의 목재위성 개발에 나섰다.(출처: 스미토모임업)

  

스미토모와 도이 파트너십은 먼저 온도 변화와 햇빛에 강한 목재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지구상의 극한환경에서 다양한 종류의 목재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어떤 목재를 위성 소재로 삼을지에 대해서는 기업 비밀이라고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도이 교수는 다음 단계는 인공위성의 엔지니어링 모델을 개발하고 2023년까지 비행 모델을 제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미토모임업은 이번 연구에서 얻은 목재 활용 기술을 창업 350주년을 맞는 2041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초고층 목조빌딩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어떤 면에서 나무는 혹독한 우주 공간 환경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무의 구조적 구성 면에서 생각하면 이 아이디어는 상당히 그럴듯하게 보일 수도 있다. 나무는 섬유소(cellulose)와 목질소(lignin)의 견고한 합성물로, 목재의 강도와 내구성은 이들 중합체의 비율과 혼합물에 존재하는 물질에 크게 좌우된다. 또한 목재를 물리적,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그 속성을 변경하거나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처리 결과 어떤 목재는 알루미늄만큼 강도가 높았으며, 몇 가지 흥미로운 추가 속성까지 구현되었다. 임업 회사는 목재 가공방법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가진 만큼 목재 위성의 제작에 적합한 수준까지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어떤 물리적, 화학적 과정을 더해 우주 환경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목재를 만들 수 있느냐가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하지만 목재 위성을 개발했다고 해서 이것이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소할 것인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 우주 쓰레기는 위성 본체가 아닌 로켓이나 위성 내부의 각종 기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목재 위성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목재 부분이 다 타버린다는 이점은 분명 있지만, 우주 공간에 남아 있는 동안은 목재도 우주 쓰레기일 뿐이다.

 

이런 이유로 목재 위성 개발의 초점은 우주 쓰레기 문제보다는 위성 제작비용의 절감과 대기권 진입 시 환경 면에서 유리한 소재의 발굴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쨌든 천연소재의 활용 범위를 우주로 넓히고 대기 상층부의 오염원을 줄인다는 점에서 목재 위성의 개발이 의미 있는 도전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울러 목재 위성이 가능하도록 목재를 처리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아이디어는 흥미로운 재료과학 문제이자 매우 실용적인 응용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목재 위성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되어 일정한 성과가 거두어지기를 기대하는 이유이다.

 

 

: 이광식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김태봉 기자
작성 2021.02.25 12:24 수정 2021.03.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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