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당뇨병 치료제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이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환자의 빈혈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진행된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순천향대학교병원 윤승윤 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자 주도 임상(DAPA-MDS-01)을 오는 9월 시작할 예정이다. 임상 종료 시점은 2029년 9월로 예정돼 있다. 이번 연구에는 국내 제약사 보령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MDS는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에 이상이 생겨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는 혈액암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빈혈로, 환자들은 만성 피로와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수혈이 필요하기도 하다.
현재 저위험 MDS 환자의 빈혈 치료에는 적혈구생성촉진제(ESA)와 '루스파터셉트(luspatercept)' 등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서 충분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욕구가 높다.
'다파글리플로진'은 원래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다. 현재는 심부전과 만성신장병 치료에도 사용된다. 최근 연구에서는 '다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을 복용한 환자에서 혈색소 수치가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혈색소는 적혈구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이다. 혈색소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적혈구 감소로 발생한 빈혈이 개선됐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다파글리플로진'이 신장에서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EPO) 분비를 늘리고 철분 활용을 돕는 방식으로 적혈구 생산을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임상은 저위험 MDS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24주 동안 '다파글리플로진' 10mg을 하루 한 차례 복용하며, 연구진은 '다파글리플로진' 투여 후 환자의 혈색소 수치 변화와 빈혈 개선 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다.
만약 이번 연구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확인된다면 '다파글리플로진'은 당뇨병 치료제를 넘어 MDS 환자의 빈혈을 완화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대조군 없이 모든 참가자가 '다파글리플로진'을 투여받는 단일군(open-label) 임상시험이라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저위험 MDS 환자에서 의미 있는 빈혈 개선 신호가 확인될 경우, 향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한 효과 검증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