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 사옥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셀트리온이 차세대 당뇨병 복합제로 개발 중인 'L03TD1'의 3상 임상시험을 마무리했다. 1상 임상시험도 피험자 모집이 완료된 상태여서 상업화가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다제 병용요법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는 가운데, 셀트리온은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로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L03TD1' 3상 임상시험의 최종 피험자 관찰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종료를 보고했다.
이번 3상 임상시험은 메트포르민과 엠파글리플로진 병용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피오글리타존을 추가 병용 투여했을 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위약군과 비교 평가하는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방식으로 진행했다. 1차 평가변수는 베이스라인 대비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여 후 24주 시점의 당화혈색소(HbA1c) 변화량이다.
셀트리온은 실제 상용화할 복합제 제품을 위한 1상 임상시험을 동시에 전개하며 상업화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 지난 9일 이미 최종 피험자 모집을 완료한 만큼, 조만간 임상 종료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L03TD1은 SGLT-2 억제제 계열의 핵심 성분인 엠파글리플로진(오리지널 제품명 '자디앙') 25mg과 TZD 계열인 피오글리타존(오리지널 제품명 '액토스') 30mg을 단일 정제로 압축한 2제 고정용량복합제(FDC)다.
최근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은 질환 초기부터 서로 다른 기전의 약제를 동시에 투여해 신속하게 혈당을 낮추는 조기 병용요법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SGLT-2 억제제와 TZD의 결합이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메트포르민을 기반으로 한 SGLT-2 억제제와 TZD 3제 병용요법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면서 관련 복합제 시장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이 두 계열의 조합이 임상 현장에서 이상적인 조합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각 약제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점과 이상반응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피오글리타존으로 대표되는 TZD 계열은 인슐린 저항성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기전을 가졌지만, 체중 증가와 체액 저류로 인한 부종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이와 반대로 엠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시키며 체중 감소와 이뇨 작용을 유도하므로, 병용 투여 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조합은 단순히 혈당을 통제하는 것을 넘어 심장, 신장, 뇌혈관, 간 기능 등 환자의 전신을 아우르는 다중 표적 보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GLT-2·TZD 복합제 경쟁 격화 … 셀트리온, 오리지널 판권 기반 차별화
현재 국내 시장은 보령의 '트루버디'를 필두로 다파글리플로진과 피오글리타존을 결합한 복합제가 다수 출시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맞서 종근당은 독자 개발한 당뇨병 치료 신약 '듀비에'의 주성분인 로베글리타존과 엠파글리플로진을 합친 2제 복합제 '듀비엠파' 및 여기에 메트포르민을 추가한 3제 복합제 '듀비엠폴'을 잇달아 허가받은 상태로, 내달 급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셀트리온의 L03TD1은 엠파글리플로진과 피오글리타존이라는 또 다른 오리지널 성분들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확실하다는 평가다.
엠파글리플로진은 당뇨병 치료제 중 심혈관계 사망률 감소를 임상적으로 광범위하게 증명한 성분이며, 피오글리타존 역시 대혈관 합병증 및 뇌졸중 예방에 있어 탄탄한 학술적 근거를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셀트리온은 다케다제약으로부터 피오글리타존의 오리지널 품목인 '액토스'의 권리를 확보해 자사 고유의 핵심 브랜드 자산으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의료진의 처방 신뢰도를 발 빠르게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020년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권을 인수하며 전 세계에서 방대한 처방 데이터를 확보한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TZD 약물 액토스의 권리를 넘겨받았다.
이후 전략적 사업 효율화를 위해 2024년 1월 해당 사업권 일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핵심 자산인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 및 '네시나(성분명 알로글립틴)',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성분명 아질사르탄)'의 판권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며 자사의 캐시카우로 남겼다.
셀트리온이 기존 네시나 등 당뇨 프랜차이즈 라인업에 L03TD1을 추가하면 제2형 당뇨 환자에게 처방 가능한 전방위적인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3제 복합제 파이프라인으로 확장성까지 고려할 때, L03TD1은 향후 국내 만성 대사 질환 시장을 공략할 강력한 캐시카우가 될 전망이다.
오리지널리티와 브랜드 파워를 내세운 셀트리온의 승부수가 향후 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