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국내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신기술의료기기의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대규모 전문 인력을 수혈해 기존의 순차적 심사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세계에서 가장 신속하고 안전한 허가·심사 체계 구축을 선언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약, 바이오시밀러, 신기술의료기기의 신속한 허가·심사를 통해 국민 치료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오는 6월 1일부터 관련 업무절차 지침을 전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방안은 대통령 주재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허가·심사체계 혁신 및 전주기 규제지원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안전성이 철저히 검증된 치료제를 240일 이내에 신속하게 출시해 환자들에게 빠른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K-바이오의 글로벌 도약을 지원한다는 목적인데, 이를 위해 지난 2월 김용재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의료제품 허가·심사혁신 추진단을 구성하고 민관협의체를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해 반영했다.
이번 대책은 허가·심사 인력을 확충해 제품 개발부터 허가까지 전주기 규제서비스로 대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허가자료 준비 단계, 허가신청 직전 단계, 신청 이후 허가·심사 단계 등 총 3단계로 나누어 혁신안이 적용된다.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방안 주요 내용 (자료=식약처)허가자료 준비 단계: 자료 완성도 높이는 분야별 체크리스트 개발·제공
기존에는 신청 업체가 자체적으로 허가·심사 자료를 준비함에 따라 업체의 경험이나 규정 이해도에 따라 자료의 수준 차이가 컸고, 주요 사항이 누락되어 보완 요청이 발생할 경우 자료 재작성에 장기간이 소요돼 허가가 지연되는 문제가 반복됐다.
식약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가 자료 준비 과정에서 스스로 미비점을 점검해 완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주기 활용이 가능한 '허가·심사 체크리스트'를 개발해 제공한다.
체크리스트에는 안전성·유효성, 품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임상시험 관리기준(GCP), 위해성 관리 계획(RMP) 등 필수 확인 사항들이 담겼으며, 특히 업체 수요조사 결과 자료 준비에 6개월 이상 걸리는 항목 등 자주 보완이 요구되는 사항들을 집중 반영했다. 업체들이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세본과 축약본이 함께 제공된다.
허가신청 직전 단계: 'Pre-NDA 대면회의' 도입으로 심사 예측가능성 향상
기존에는 신약 허가 신청 전에 업체가 품목허가 관련 의문 사항을 문의하면 1회에 한해 상담 형태로만 안내가 이루어졌고 공식 문서로 보장되지 않아 예측가능성이 떨어졌다.
앞으로는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Pre-NDA Meeting) 제도가 공식 도입된다. 업체가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신청자료를 점검한 후 사전에 논의하고 싶은 사항을 신청하면, 식약처는 확충된 인력을 활용해 허가 신청 전에 최소 2차례 이상 공식 대면회의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업체는 허가 신청 전 예상되는 지연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해소할 수 있으며, 허가자료의 완결성을 확보해 심사의 예측가능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신청 이후 허가·심사 단계: 동시·병렬심사 및 수시검토·보완 체계 도입
그동안은 심사 인력의 한계로 인해 방대한 허가 자료를 순차적으로 심사할 수밖에 없어 장기간이 소요됐고, 보완 사항도 심사 후반부에 일괄 통보되어 업체의 대응 기간이 길어졌다.
식약처는 1차로 확보한 195명의 신규 허가·심사 전문 인력을 안전성 검증 및 자료 검토 부서에 집중 배치하고, 심사 항목별로 전담 심사팀을 구성해 '동시·병렬심사'를 진행한다. 신약의 경우 안전성·유효성(비임상·임상·통계팀), 품질(원료·완제팀), GMP, GCP, RMP 등으로 팀을 세분화해 동시에 검토를 개시한다.
인력 확충에 따라 수시검토·보완요청·접수 체계도 전격 도입한다. 기존에는 허가 접수 후 의약품은 87일 차, 의료기기는 65일 차에 이르러서야 공식적인 1차 보완 의견이 나갔으나, 앞으로는 접수 후 25일 차부터 품질, 안전성·유효성 등 분야별로 확인된 1차 수시검토 결과를 업체에 즉시 송부한다. 이에 따라 업체는 공식 보완 요청이 오기 전부터 부족한 자료를 수시로 인지해 신속하게 준비 및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확보된 신규 인력을 바탕으로 면밀하면서도 신속한 허가·심사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신약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과 희귀질환자들에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약) 동시·병렬심사 체계
(신약) 수시 검토·보완 체계환자단체·업계 "환자 치료 기회 확대 및 제약산업 발전의 이정표" 한목소리 환영
식약처의 이번 규제 혁신 발표에 대해 환자 단체와 제약·바이오 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에게 허가까지의 시간은 생명과 직결될 만큼 중요하다"며 "이번 혁신을 통해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제를 보다 신속하게 접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 역시 "이번 방안은 단순한 심사 속도 단축의 차원을 넘어 허가·심사 행정의 체질 자체를 바꾼 거대한 혁신"이라며, "업계는 신청 자료의 수준을 높이고 식약처와 유기적으로 소통해 제도가 현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한편, 신약, 바이오시밀러, 신기술의료기기에 대한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는 오는 6월 1일부터 정식 신청이 가능하며, 참여를 원하는 업체는 공문이나 전자민원시스템을 통해 의약품허가총괄과, 바이오의약품허가과, 의료기기허가과 등 소관 부서에 접수하면 된다.
식약처는 제도의 상세 안내를 위해 의약품 분야는 5월 2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대강당에서, 의료기기 분야는 5월 27일 스페이스쉐어 서울중부센터에서 각각 민원설명회를 개최하고 유튜브 생중계도 병행할 예정이다.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 방안 개요식약처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방안 주요 질의응답(Q&A)
Q1. 기존 허가·심사 체계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A1.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수시검토·보완요청·접수체계'의 도입이다. 기존 심사 체계에서는 품질 심사와 안전성·유효성 심사에 대한 검토결과를 종합하여 접수 후 87일(의료기기는 65일) 시점에 1차로 보완을 일괄 요청했다. 이 때문에 업체는 모든 보완사항에 대한 자료를 한꺼번에 준비해서 제출해야 했다. 반면 새로운 체계에서는 접수 후 25일 시점에 품질 심사와 안전성·유효성 심사에 대한 1차 검토의견을 각각 먼저 송부한다. 업체는 부족한 자료에 대해 우선적으로 보완을 준비하고, 완료되는 대로 이를 제출해 식약처로부터 검토 의견을 수시로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업체는 부족한 자료를 미리 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출한 보완자료에 대한 검토의견도 선제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허가심사의 예측 가능성이 대폭 높아진다.
Q2. 자료에 언급된 '동시·병렬심사'란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
A2. 심사 항목별로 전담 팀을 구성하고, 다수의 심사자가 각각의 해당하는 심사 분야를 동시에 병렬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신약'의 경우 안전성·유효성(비임상팀, 임상팀, 통계팀), 품질(원료팀, 완제팀),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임상시험 관리기준(GCP), 위해성 관리 계획(RMP) 등으로 팀을 쪼개 동시에 검토한다. '신기술의료기기' 역시 임상1·2팀(안전성·유효성, 사용목적 타당성), 전기·기계(전기·기계적, 방사선, 전자파, 성능,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등), 생물·이화학(생물안전, 원재료, 비임상, 물리·화학적, 안정성, 규격) 등으로 세분화해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Q3. 허가신청 전 대면회의(Pre-NDA Meeting)를 도입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A3. 업체가 품목허가를 정식으로 신청하기 전에 자료를 미리 점검하고 식약처와 사전에 긴밀히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허가자료 준비를 정부 차원에서 체체적으로 지원하는 일종의 규제 서비스다. 이를 통해 허가 신청 전 단계에서 예상되는 다양한 지연 요인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해소함으로써 본 심사에 들어갔을 때 보다 신속한 허가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4. 이번에 개발된 '허가·심사 체크리스트'는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나?
A4. 체크리스트는 식약처에서 발간한 공무원 지침서인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및 '신기술의료기기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의 별첨자료로 제공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누리집의 '법령/자료 > 법령정보 > 공무원지침서/민원인안내서' 메뉴에 접속하면 누구나 다운로드하여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