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제약 서초동 본사 사옥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지난해를 기점으로 연 매출 4000억 원 고지를 돌파한 한림제약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세 경영 체제 확립과 자회사 상장 추진,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확대 및 신규 약물 전달 플랫폼 구축 등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이 동시에 전개되는 양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림제약은 올해 초 김정진 대표이사 부회장의 회장 취임으로 2세 경영 체제를 공식 완성했다. 창업주인 고(故) 김재윤 회장의 별세 이후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경영 체제 전환이다.
김정진 회장 체제 완성 … 첫 자회사 IPO로 실탄 확보
김 회장은 성균관대학교 졸업 후 동아제약 의약실을 거쳐 한림제약에 합류했다. 2007년 사장 승진 이후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 중장기 전략 재정비와 사업 구조 개편을 주도하며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끌어왔다.
김 회장 체제 구축 직후 한림제약은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원료의약품(API) 전문 자회사인 에이치엘지노믹스가 지난 4월 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이다.
에이치엘지노믹스는 한림제약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초 의약물질 제조 기업이다. 공정개발과 화학·제조·품질(CMC) 연구를 주력으로 하며, 지난해 매출액 289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32%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 구조를 입증했다. 한림제약 계열사 중 상장에 나선 것은 에이치엘지노믹스가 처음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유입될 자금은 향후 그룹 전반의 신약 연구개발(R&D)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안과 전문 법인 출범시키고 '브론패스정' COPD 3상 돌입
사업 구조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주력 분야 중 하나인 안과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 '한림눈건강'을 출범시켰다. 황반변성 및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 안과 영역의 연구개발 투자를 더욱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캐시카우 품목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한 임상도 본궤도에 올랐다. 한림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사 호흡기 질환 치료제 '브론패스정(개발 과제명: HL301)'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적응증 확대를 위한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지난 2021년 허가받은 브론패스정은 7가지 생약 성분을 결합한 복합 제제다. 기존 천연물 의약품이 주로 시럽 형태인 것과 달리 정제로 개발해 환자 복약 순응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현재 급성 기관지염에 처방되는 브론패스정의 적응증이 중증 만성 호흡기 질환인 COPD로 확대될 경우, 한림제약은 글로벌 제약사의 흡입제 위주로 재편된 현행 COPD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 천연물 제제라는 새로운 처방 옵션을 확보하게 된다.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확보 등 체질 개선 본격화
한편으로는 신규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 확보를 통한 파이프라인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림제약은 최근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에피네프린 마이크로니들패치(MAP) 생산용 제조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에피네프린은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사용하는 응급 의약품이다. 기존 자가주사기 방식은 높은 가격과 짧은 유통기한, 주사 공포 등의 한계가 뚜렷했다. 한림제약은 이번 장비 계약을 통해 에피네프린 MAP의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림제약의 전방위적 사업 확장은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기업의 기초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인 제네릭 의약품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2세 경영 체제 안착과 함께 추진되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 연 매출 4000억 원 고지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