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제1바이오캠퍼스에 노동조합의 플래카드가 줄지어 내걸려 있다. 노조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자재소분 파트 부분 파업에 이어 5월 1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5일까지 전면파업을 진행한 뒤, 6일부터는 준법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진=서정필 기자)[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면담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파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위원장 박재성)는 5일까지 진행 중인 창사 이래 첫 전면파업을 마무리한 뒤 6일부터 무기한 준법투쟁(준법 근무)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노사는 6일과 8일 다시 마주 앉기로 했지만, 송도 사업장의 생산 차질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4일, 오전 노사정 면담 후, 오후 노·사 분리 면담…진전은 없어
이날 면담은 오전 노사정 면담 이후 오후 노·사 양측 면담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오전 10시 15분부터 낮 12시 10분까지 약 2시간 동안 노사정 면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노조에 모든 종류의 쟁의활동 중지와 부당노동행위 관련 쟁송 상호 취하를 요청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얻는 것 없이 쟁의 수위만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10분까지는 노측과 사측이 각각 노동부와 따로 만나는 분리 면담 방식으로 논의가 이어졌으나, 역시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사측은 오후 면담 직후 입장문을 통해 "노사 양측 모두 대화에 성실히 임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이번 주에만 두 번의 대화를 더 진행하기로 한 만큼 성실히 대화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 역시 "아직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했을 뿐, 좁혀진 부분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 6일 노사 1대1, 8일 노사정… 이번 주 두 차례 추가 교섭
성과 없이 끝난 4일 면담의 유일한 결과물은 추가 교섭 일정이다. 노사는 6일 양측 대표교섭위원 간 1대1 미팅을, 8일에는 노동부가 참여하는 노사정 미팅을 갖기로 합의했다. 양측 모두 대화 채널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핵심 쟁점에서 입장차가 여전한 만큼 합의 도달 여부는 불투명하다. 노조는 1인당 3000만 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존 림(John Rim) 대표가 타운홀 미팅에서 약속한 고용 안정·인력 충원·인사제도 개선의 단체협약 명문화, 공정한 인사 기준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급 여력과 중장기 투자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6.2% 임금인상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인사·경영권과 직결되는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그동안 입장문에서 "노조 요구를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워 교섭에 난항을 겪었다"며 "기업의 인사권,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사항은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이었기에 협상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설명해 왔다.
◆ 노조 "5일 전면파업 종료, 6일부터 무기한 준법투쟁"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이남훈 조직국장은 4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5일까지의 전면파업이 마무리된 뒤 6일부터는 준법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국장이 설명하는 준법투쟁의 골자는 법정 근로시간만 정확히 지키는 것이다. 이 국장은 "휴일 근무 같은 것을 안 하기로 돼 있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해진 날짜, 정해진 시간만 근무한다"고 설명했다.
준법투쟁의 종료 시점에 대해 이 국장은 "사측이 전향적인 제안을 들고 테이블을 만들기 전까지는 준법투쟁이 계속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휴일·야간을 가리지 않는 24시간 교대 운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 휴일·연장근무를 통해 인력을 보충해 온 구조였다.
이 국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근무시간이 과다하거나 휴일 출근에 의존하는 상황이었다"며 "준법투쟁으로 정해진 시간만 근무하게 되면 이미 지연된 공정을 복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법투쟁 단계의 영향에 대해 "5일까지의 전면파업과 버금갈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성 노조위원장도 이날 본지에 "오늘 만남은 큰 의미없이 이후 자리만 약속했기 때문에 이렇다할 평가를 하기 어렵다"며 "이번주 수요일(6일)과 금요일(8일) 추가 미팅자리를 진행하며 노동조합 방향을 수정해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노·사 양측의 4일 만남이 아무런 소득 없이 빈손으로 마무리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 사태는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