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제약사 기준 국내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채권(외상값) 회수 기일은 평균 68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제약기업들에게 있어 매출채권은 제품 판매 후 아직 현금화되지 않은 '외상값'으로, 회수 속도가 빠를수록 자금 회전이 원활해져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나 시설 확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이 된다. 헬스코리아뉴스가 2025년 연결 매출 기준 10대 제약사의 매출채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대금 회수 기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웅제약과 HK이노엔은 그 절반 수준으로 빠른 회전율을 보였다. 평균 회수 기일은 약 68일이었다. 이번 분석에서 회수기일은 평균 매출채권(기초와 기말의 산술평균값)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정확도를 높였다.
◆ 대웅제약·HK이노엔, 현금화 속도 '가장 빨라'
회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대웅제약이었다. 대웅제약의 최근 1년 평균 매출채권 회전기일은 약 46일로 10대 제약사 중 1위를 기록했다. 물건을 납품하고 평균 46일만에 그 비용을 회수했다는 얘기다. 이어 HK이노엔(HK inno.N)의 회수기일은 47일이었다. 두 기업 모두 의약품 판매 후 한 달 반 만에 대금을 현금화한 셈이다.
특히 대웅제약은 빠른 회수 속도와 함께 손실충당금 설정률을 16.92%로 높게 유지하며 내실을 다졌다. 손실충당금이란 매출채권 중 거래처 파산 등으로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장부에 미리 반영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매출채권 총액 약 2006억 8700만 원 중 339억 6300만 원(16.92%)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이는 잠재적 리스크를 투명하게 반영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방지하려는 보수적 회계 전략이다.
◆ JW중외제약 '가장 보수적' … 보령은 '우량 채권' 중심
JW중외제약은 손실충당금 설정률 25.58%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행보를 보였다. 매출채권 총액 약 1539억 5700만 원 중 393억 8400만 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회수 속도는 78일로 업계 평균을 약간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충당금 설정률은 불확실성을 장부 밖으로 꺼내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보령은 1조 클럽 가입이라는 가파른 성장세 속에서도 안정적인 채권 관리를 보여주었다. 매출채권 회전기일은 61일이며, 손실충당금 설정률은 0.14%에 불과했다. 매출채권 총액 약 1686억 8200만 원 중 충당금은 단 2억 3700만 원 수준이다. 이는 대금을 떼일 염려가 거의 없는 확실한 영업망을 구축했다는 방증이다.
◆ 동아에스티·종근당 '탄탄' … 유한양행은 7000억 원대 외상값에도 '느긋'
가장 안정적인 채권 관리 능력을 보여준 곳은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이었다. 동아에스티는 회수 속도 55일과 충당금 설정률 1.22%(약 15억 8100만 원)를 기록했다. 종근당 역시 매출채권 약 2678억 2700만 원 중 충당금을 19억 8400만 원(0.74%) 수준으로 묶어두며 우수한 채권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반면 유한양행의 회수기일은 110.1일로 10대 제약사 중 가장 길었다. 매출채권 규모 역시 약 6944억 4200만 원으로 가장 컸다. 다만 충당금 설정액은 약 91억 6100만 원(1.3%) 수준으로 낮게 유지됐다. 이는 회수 속도는 다소 느리더라도 결국 대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는 우량 거래처 중심의 경영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 회계 투명성과 우수한 현금 흐름 … R&D 투자의 기초 체력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제약사별 매출채권 관리 전략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장부상 거품을 제거하거나, 철저한 관리로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 모두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경영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수 속도를 높이면서 충당금을 넉넉히 쌓는 것은 재무 건전성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방법"이라며 "현금 흐름의 질을 높이는 기업들이 향후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 전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표] 2025년 매출 기준 10대 제약사 매출채권 현황
기업명
매출채권(백만원)
손실충당금(백만원)
설정비율(%)
회전기일(일)
유한양행
694,442
9,161
1.32
110.1
GC녹십자
416,587
13,898
3.34
74.5
종근당
267,827
1,984
0.74
57.9
대웅제약
200,687
33,963
16.92
45.6
한미약품
348,037
10,745
3.09
70.2
HK이노엔
140,462
1,084
0.77
46.6
보령
168,682
237
0.14
60.9
동국제약
226,236
4,077
1.80
80.7
동아에스티
129,966
1,581
1.22
55
JW중외제약
153,957
39,384
25.58
78.2
합계/평균
2,746,882
11,611
5.49
6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