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희귀의약품(Orphan Drug)이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으며 오는 2032년 매출 4000억 달러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늘 환율 기준으로 무려 598조 68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희귀의약품(Orphan Drug)이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으며 오는 2032년 매출 4000억 달러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오늘 환율 기준으로 무려 598조 68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로, 전 세계 처방의약품 매출의 5분의 1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는 희귀질환 치료제가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닌 제약 산업의 주류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6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의 '2026 희귀의약품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 글로벌 처방의약품 예상 매출 1조 8900억 달러 중 희귀의약품이 409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희귀의약품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5.0%에서 지난해 18.4%로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2032년에는 21.6%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성장은 정책적 인센티브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 개발 가속화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존슨앤드존슨 '다잘렉스'의 압도적 독주
기업별 분석에서는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J&J)이 희귀의약품 분야의 절대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J&J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다잘렉스(Darzalex, 성분명 : 다라투무맙··Daratumumab)'가 2032년 약 118억 달러(한화 약 17조 64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희귀의약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잘렉스'의 성공 비결로는 피하주사(SC) 제형 전환을 통한 편의성 개선과 제품 수명 연장 전략이 꼽힌다. 이외에도 상위 8개 희귀의약품이 각각 6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저분자 약물의 '화려한 귀환'과 AI의 역할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저분자 약물(Small Molecule)의 재부상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상위 20개 중 45%가 저분자 약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일클론항체(20%)나 세포·유전자 치료제(CGT)의 비중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흐름은 질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데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화합물 설계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분자 약물은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표적 접근성이 우수하고 제조 및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 실제로 인실리코메디신(In Silico Medicine)은 AI를 활용해 TNIK 억제제인 '렌토서티브(rentosertib)'를 단 18개월 만에 전임상 단계까지 끌어올리며 저분자 희귀약 개발의 효율성을 입증했다.
주요 유망 후보물질로는 코셉트 테라퓨틱스(Corcept Therapeutics)의 쿠싱증후군 치료제 '레라코릴란트(relacorilant)', 레볼루션 메디신(Revolution Medicines)의 췌장암 치료제 '다락손라시브(daraxonrasib)' 등이 꼽혔다.
#규제 불확실성과 약가 압박은 과제
지속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대외적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하에서 저분자 약물은 바이오의약품보다 약가 협상 유예 기간이 짧게 설정되어 있어 개발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 일관성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유니큐어(uniQure)의 헌팅턴병 치료제 임상 과정에서 보여준 FDA의 입장 변화 등은 희귀질환 R&D 현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고가 치료제 증가에 따른 보험 등재 및 약가 압박 역시 시장 성장의 속도를 조절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