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시'(Chiesi Farmaceutici) 의 '적스타피드'[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시(Chiesi Farmaceutici)'의 '적스타피드(Juxtapid, 성분명 : 로미타피드·Lomitapide)'를 2세 이상의 '동형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om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oFH)' 소아 환자를 위한 보조 치료제로 승인했다.
'동형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부모 모두에게서 콜레스테롤 조절 유전자의 결함을 물려받아 생기는 희귀 질환이다. 일반적인 고지혈증과 달리 약물이나 식단 조절만으로는 수치가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20세가 되기 전 심각한 심장병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치명적 희귀질환 HoFH, 조기 관리의 핵심 'LDL 감소'
'적스타피드'는 간과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을 혈액 속으로 실어 나르는 '운반체' 역할을 하는 단백질(MTP)의 기능을 막는 원리로 작용한다. 이 운반체가 차단되면 혈액 속으로 배출되는 콜레스테롤 양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혈관 벽에 쌓여 심장병을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낮아지게 된다.
LDL은 수치가 높을수록 혈관 벽에 찌꺼기를 쌓아 통로를 좁게 만든다. '적스타피드'는 바로 이 치명적인 LDL 수치를 낮추는 데 큰 효과를 보인다.
◆성인용서 소아용까지…13년 만에 어린 환자들에게도 '희망'
'적스타피드'는 지난 2012년 12월,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FDA의 첫 허가를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약 10여 년 만에 치료 대상이 영유아기 소아까지 넓어지게 된 셈이다.
유럽의약청(EMA) 또한 지난 2013년 7월부터 동일한 성분을 허가해 사용하고 있다. 유럽 현지에서는 '로적스타(Lojuxta)'라는 제품명으로 유통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성인 환자들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핵심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5~17세 임상서 LDL-C 53.5% 급감…주요 수치 일제히 개선
세계 권위 의학 학술지 '란셋 당뇨병 및 내분비학' (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실린 글로벌 임상 3상 연구 'APH-19' 결과이번 승인은 글로벌 임상 3상 연구 'APH-19' 결과에 근거한다. 이 연구에서 '적스타피드'는 소아 환자들의 혈중 지방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독일, 이스라엘 등 6개국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를 받고 있던 5~17세 소아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했다. 임상 결과, 약물 투여 24주 차에 환자들의 나쁜 콜레스테롤(LDL-C) 수치는 기저치(약물 투여 직전의 수치) 대비 평균 53.5%나 급감하며 강력한 효과를 입증했다. 즉, 약을 먹기 전보다 수치가 절반 이상 뚝 떨어진 것이다.
이 밖에도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 역시 약 50%가량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특히 심장병 위험을 높이는 특수 지표들인 Apo B(혈관을 망가뜨리는 입자 수)와 Lp(a)(유전적 위험 요인)도 일제히 개선되어, '적스타피드'가 어린 환자들의 장기적인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철저한 안전 관리 필요…"검증된 의료진에 의해서만 처방"
안전성 분석 결과에서 이상 반응은 대부분 증상이 가볍거나 일상생활에서 견딜만한 수준이었으며, 설사나 복통 같은 위장관계 증상이 주로 나타났다. 다만 간 수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와 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단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FDA는 설명했다.
이 점을 고려해 FDA는 특정 교육을 이수한 숙련된 의료진과 약사에 의해서만 2세 이상 환자에게 '적스타피드'가 처방되고 조제되도록 엄격히 제한할 예정이다.
◆키에시, 희귀질환 분야 리더십 증명…"아이들의 삶 지킬 것"
이러한 성과는 2023년 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시'가 아일랜드의 '암릿 파마(Amryt Pharma)'를 전격 인수한 이후 거둔 주요 결실이다. '키에시'는 암릿 인수를 통해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며 전 세계 치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였다.
'키에시' 글로벌 희귀질환 부문 R&D 총괄 미치 골드먼(Mitch Goldman)은 "이번 FDA 승인은 단순한 규제 성과가 아니라 HoFH를 안고 살아가는 어린 환자와 가족들에게 중요한 진전"이라며 "이제 만 2세 이상의 소아 환자들도 성인 환자에서 효과가 입증된 치료 옵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