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정'[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산 신약 31호이자, 유한양행(Yuhan Corporation)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lazertinib, 미국명 라즈클루즈·LAZCLUZE)'가 글로벌 빅파마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본거지인 영국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의 문턱을 넘으면서, 유한양행의 글로벌 로열티 수익 창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영국 NICE는 최근 '최종 기술 평가 지침(Technology appraisal guidance, TA1122)'을 발표하고, 얀센의 '리브리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amivantamab)'와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요법을 성인 EGFR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국민보건서비스(NHS) 급여 권고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NHS는 지침 발표일로부터 90일 이내인 오는 4월 말까지 해당 병용요법을 급여 목록에 등재해야 한다. 사실상 영국 전역에서 '렉라자' 처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7월 비용 대비 효율성 불확실성을 이유로 급여 등재를 보류했던 초안(Draft Guidance)을 6개월 만에 뒤집은 결과여서 더 주목된다.
NICE는 최종 지침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osimertinib)' 단독요법보다 질병 악화까지의 기간과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에 비해서는 얼마나 효과적인지 비교 방법의 한계로 인해 평가가 불확실하지만, 가장 가능성 높은 비용 효과 추정치는 NICE가 NHS 자원의 허용 가능한 사용 범위로 간주하는 범위 내에 있으므로, 사용 가능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기술 평가 지침 발표는 유한양행에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영국은 타그리소를 보유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안방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기존 표준 치료제인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우월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청신호가 켜졌다. 렉라자의 영국 출시가 가시화하면서 이에 따른 추가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 로열티가 순매출액의 10~15% 수준으로 추정되는 만큼, 유한양행은 영국에서도 적지 않은 로열티 수익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NICE의 급여 등재는 유럽 전역과 영연방 국가들의 보험 급여 결정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며 "유한양행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Cash Cow)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앞서 지난 2018년 리브리반트를 보유한 J&J의 자회사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한 바 있다. 계약 규모는 총 12억 5500만 달러, 당시 환율 기준으로는 우리 돈 약 1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얀센은 환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피하주사 제형의 '리브리반트 SC'를 앞세워 타그리소가 장악한 1차 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겠다는 전략이다. 화학항암제 없이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영국에서도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 병용요법의 빠른 안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