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안과 의약품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단순 히알루론산(HA) 인공눈물이나 제네릭 의약품만으로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관련 제약사들도 경쟁사들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을 앞세우며 캐시카우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글로벌 생산 기지 구축부터 개량신약, 바이오 파트너십에 이르기까지 시장 공략 수위를 한층 높이는 모양새다.
삼일제약, 글로벌 생산 허브와 파트너십 '투트랙' 전략
삼일제약은 베트남 생산 공장을 활용한 글로벌 위탁생산(CMO) 사업과 검증된 신약 도입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대만 포모사(Formosa)와 안과용 의약품 공급을 위한 CMO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는 단순한 내수용 생산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들의 아시아 생산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품 라인업에서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일제약은 지난 12일 포모사와 안과 수술 후 염증 및 통증 완화제 'APP13007(성분명: 클로베타솔 프로피오네이트 0.05%)'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나노 기술이 적용된 이 약물은 투여 횟수를 기존 1일 4회에서 1일 2회로 줄여 복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협력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멜리부', '아필리부' 등 바이오시밀러 라인업까지 갖추며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완성했다는 분석이다.
국제약품, 'First-in-Class' 도전 … 난치성 망막질환 정조준
국제약품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바아이 점안액 2%'다. 기존 인공눈물이 수분을 보충하는 데 그쳤다면, 레바아이는 눈물층의 점액(Mucin) 분비를 촉진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기존 다회용 녹내장 점안제의 한계를 보완한 '라노프점안액(성분명 라타노프로스트)'을 출시하며 차별성을 확보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는 당뇨망막증 치료제 'EG-Mirotin'이 꼽힌다. 바이오 벤처 아이진과 공동 개발 중인 이 약물은 기존 주사제들이 말기 환자에게 집중된 것과 달리, 초기 단계인 비증식성 당뇨망막증(NPDR)을 타깃으로 한다.
대우제약, 임상 현장 목소리 반영한 최적화 승부수
안과 전문의 출신 CEO가 이끄는 대우제약은 철저한 임상 최적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대우제약은 최근 레바미피드 성분의 점안액 농도를 기존 2.0%에서 1.5%로 낮춘 개량신약의 3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 제품은 고농도 제제 특유의 쓴맛과 이물감을 개선해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2026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우제약은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안과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R&D 투자도 대폭 늘리며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
아주약품, 안전성 앞세운 천연물 신약 개발 집중
후발 주자인 아주약품은 안전성을 앞세운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코플라본'을 지엘팜텍과 함께 개발 중이다.
천연물 유래 성분인 레코플라본은 임상 과정에서 이물감이나 작열감 같은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약품은 기존 합성 의약품에 거부감이 있거나 예민한 환자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품목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국내 대형 제약사와의 판권 제휴 및 글로벌 수출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의 관계자는 "과거 안과 시장이 제네릭 위주의 가격 경쟁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개량신약과 바이오 의약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각 제약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의 차별화 여부가 중장기 먹거리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