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 '키트루다®'[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현재 연매출 순위 글로벌 시장 1위 의약품은 단연 미국 MSD의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다. 그런 까닭에 특정 신약 후보물질이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으로 이름만 올려도 단숨에 블록버스터 후보로 주목을 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는 미국 이뮤니티바이오(Immunitybio)의 '안크티바'(Anktiva, 성분명: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nogapendekin alfa inbakicept)다.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안티크바'의 허가를 권고한 바 있다.
'안크티바'는 면역 반응 조절 인자인 인터류킨-15(IL-15)의 활성을 증폭시키는 약물이다. IL-15 신호를 강화해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기전이다.
특히 이 약물은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면역 반응의 억제 신호를 차단하는 '키트루다'와 면역세포 활성을 증폭시키는 '안크티바'의 기전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치료 대비 개선된 항암 효과를 낼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 전문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는 '안크티바'가 오는 2028년 9억 달러(한화 약 1조 3200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흐름은 '안크티바'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 한미약품의 'HM16390'과 동아에스티의 'DA-4511' 역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으로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이들 약물은 상용화될 경우 연간 최대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700억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부상조 전략
최근 들어 '키트루다' 병용요법 개발이 줄지어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를 앞둔 MSD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병용요법 전략이 핵심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는 오는 2028년 유럽에서 주요 특허 만료로 인해 복제약 출시가 확정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부수적인 특허들이 남아 있어 일정이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업계는 2030년 안팎으로 복제약 출현 가능성을 예상한다.
과거 MSD는 '키트루다'의 단독요법을 중심으로 최대 매출을 회수하는 데 주력해왔다. 병용요법은 수익을 나눠야 하는 구조인 만큼, '굳이 남 좋은 일'을 할 유인이 적었던 탓이다.
그러나 특허 만료를 앞둔 현재는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병용요법 전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복제약이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병용요법을 확보한 '키트루다'를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대부분 '키트루다' 병용요법 편입만으로도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터라 협력에 적극적이다.
결국 '키트루다'를 둘러싼 병용요법 개발은 단순한 신약 개발을 넘어, 시장 지배력을 이어가려는 MSD와 그 생태계에 편입되려는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