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영향으로 신생아실·분만실·모자동실 같은 출산 관련 의료시설이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다.[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의료 인프라에도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본지가 보건복지부의 '요양기관 종별 특수진료실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신생아실·분만실·모자동실 같은 출산 관련 의료시설이 지난 5년(2021년 1분기-2025년 1분기) 사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저하가 의료 인프라에도 구조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신생아실의 경우, 병상수는 2021년 6925개에서 2025년 6292개로 9.1%(633개) 줄었고, 병실 수는 656실에서 538실로 18%(118실) 감소했다. 병상은 환자가 눕는 침대(베드), 병실은 환자가 머무는 방이다.
같은 기간 분만 시설도 감소세를 보였다. 병상수는 2060개에서 1721개로 16.5%(339개), 병실 수는 1328실에서 1176실로 11.5%(152실) 줄었다.
모자동실도 줄어드는 추세다. 모자동실은 아기와 엄마가 같은 병실에서 지내며 초기 애착 형성을 도울 수 있도록 마련한 병실이다.
모자동실은 2021년 268개에서 2025년 251개로 6.3%(17개) 줄었다. 감소폭이 크지는 않지만, 일부 의료기관에서 산모가 출산한 이후에 머무는 병실의 운영 방식을 재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고령자를 위한 물리치료시설과 혈액투석 환자를 위한 인공신장실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물리치료실 병실 수는 1만 6844실에서 1만 9503실로 15.8%(2659개) 늘었고 병상 수도 15만 7274개에서 16만 8319개로 7%(1만 1045개) 증가했다. 고령화에 따라 재활 치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병원들이 물리치료 공간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혈액투석 환자가 급증하면서 인공신장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인공신장 병실수는 2021년 1176개에서 2025년 1712개로 45.6%(536개)가 증가했고, 병상수는 2021년 2만 2660개에서 2025년 3만 1466개로 5년 새 38.9%(8806개)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주로 종합병원이나 전문 투석센터에 집중돼 있던 인공신장실이 최근 들어 요양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신장실은 값비싼 혈액투석 장비와 투석 처치가 가능한 전문 의료 인력(신장내과 전문의, 투석 전담 간호사 등)이 있어야 한다. 요양병원이나 의원같이 규모가 크지 않은 곳에서는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의원의 인공신장실은 2021년 7721개에서 2025년 1만 2773개로 무려 65.4%(5052개) 증가했다. 요양병원의 인공신장실도 4243개에서 5735개로 약 35.2%(1492개) 늘었다.
만성질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의료 인프라도 그에 맞춰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수술실과 응급실 인프라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수술실 병상수는 2021년 8751개에서 2025년 9151개로 약 4.6%(400개), 같은 기간 수술실 수는 8454개에서 8914 5.4%(460) 증가했다. 응급실의 병상수는 8948개에서 8938개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응급실 수는 852실에서 923실로 약 8.3%(71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