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종근당의 장수 일반의약품(OTC) 액상 소화제 '속청액'이 출시 36년 만에 맡은 역할을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속청액과 '까스속청액'의 품목허가를 유효기간 만료로 취소했다. 의약품 품목허가는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데, 종근당이 이를 갱신하지 않아 품목허가가 자동으로 취소된 것이다.
속청액 및 까스속청액의 허가 취소는 지난 2021년 출시한 속청 브랜드의 신제품 '속청케어액'과 '속청큐액'으로 세대교체가 완료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989년 출시한 속청액은 위생약과 양약을 복합적으로 함유해 이중작용으로 소화를 돕는 액상 소화제다. 계피와 진피, 건강, 용담, 감초 박하 등 한방 생약 성분으로 위장 경련성 통증을 억제하고, 위장관 운동을 촉진해 가스 배출을 원활히 돕는다.
위액 분비 자극, 위장의 연동운동 촉진, 위 순환 혈류량 증가 작용, 위장 기능을 향상시키는 염산카르니틴을 함유했고, 향과 맛을 더해 소비자들이 소화 불량의 불편한 상태에서도 복용이 편리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이후 OTC 액상 소화제 시장에서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화약품 '활명수' 및 후발 주자임에도 신흥 강자로 올라선 동아제약 '베나치오'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제품으로 평가된다. 종근당은 2002년 이산화탄소를 첨가해 청량감을 더한 발포성 후속 제품 까스속청액을 출시하며 속청 브랜드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활명수 및 베나치오와 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종근당은 이러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까스속청액 출시 후 19년 만인 2021년 12월 신제품인 속청케어액과 속청큐액을 새롭게 선보이며 경쟁 제품 추격전에 나섰다.
속청케어액과 속청큐액은 위 기능을 개선하는 육계, 진피, 감초, 후박, 청량감을 주는 멘톨, 지방산 대사에 효과가 있는 카르니틴 등 6가지 공통성분을 함유했고 증상과 원인에 따라 복용할 수 있도록 각각 맞춤형 성분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속청케어액은 위장운동을 촉진하는 지실과 창출, 통증과 경련을 줄이는 현호색 등을 함유한 무탄산 저자극 소화제라로, 평소 위가 예민하고 잦은 소화불량으로 소화제 복용이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까스속청 효능을 강화한 속청큐액은 담즙 분비로 지방을 소화하는 건강과 용담, UDCA 등을 함유했다. 기름진 음식에 의한 소화불량에 효과적인 제품이다. 특히 탄산을 더해 더부룩한 속에 청량감을 주고 탄산이 위벽을 자극해 위산을 분비하는 방식으로 소화를 돕도록 설계했다.
종근당은 이들 2개 제품을 출시한 뒤 곧바로 기존 제품에 대한 스위칭 작업에 나섰다. 속청액과 까스속청액의 생산실적이 2021년까지만 보고되고 이후부터 발생하지 않은 것이 그 방증이다.
실제 속청액과 까스속청액의 생산실적 규모는 고스란히 속청케어액과 속청큐액으로 넘어갔다. 속청액과 까스속청액의 시장 수요를 신제품이 모두 흡수하자 종근당은 기존 제품의 품목허가 유효기간을 갱신하지 않고 자동 취소를 유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속청 브랜드는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성장은 정체된 상태다. 2021년 기준 속청액과 까스속청액의 합산 생산실적은 약 14억 원, 2022년 속청케어액과 속청큐액의 합산 생산실적은 19억 원으로 5억 원 정도 늘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3년 속청케어의 생산실적이 7억 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들 2개 신제품의 합산 생산실적도 1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2023년 활명수 브랜드의 대표 제품 '까스활명수큐액'과 베나치오 브랜드의 대표 제품 '베나치오에프액'의 생산실적이 각각 552억 원, 177억 원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여전히 크다.
업계 관계자는 "속청 브랜드의 스위칭 작업은 잘 마무리됐으나, 신제품 출시를 통한 성장 전략은 난항을 겪고 있다"며 "속청은 대표 장수 브랜드로서 회사 입장에서도 가치가 큰 만큼, 종근당이 브랜드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