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테라 신태현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조영제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2026.03.16.[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기존 나노 의약품의 큰 단점은 약물이 표적까지 살아서 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몸속에 투입된 약물이 목표한 병변에 도달하는 비율은 1% 미만이며, 나머지 99%는 면역세포에 잡혀 간과 비장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 난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있다. 바로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나노 의약품 전문 기업 인벤테라다.
인벤테라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인비니티(Invinity™)' 플랫폼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 단백질 코로나 현상 극복한 '인비니티' 플랫폼
인벤테라 기술의 정수는 나노 입자 표면에 배치된 전하를 정밀하게 통제하는 데 있다. 나노 입자는 체내에 들어가면 혈액 내 단백질이 입자 표면에 달라붙어 입자 자체를 면역세포의 먹잇감처럼 보이게 만드는 '단백질 코로나' 현상을 겪는다.
인벤테라는 전기적 중성을 유도해 단백질이 아예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면역세포를 피한 나노 입자는 병변 전달 효율이 커지고 체내 순환 시간도 크게 증가하게 됐다.
신태현 대표이사는 "우리 기술은 페이로드 탑재 모델의 전하를 양전하와 음전하로 고르게 배치해 전기적 인력을 없애고 단백질이 달라붙지 못하도록 만드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지점은 인벤테라 조영제가 지닌 약동학적 특성인 배출 안전성이다. 기존 나노 의약품들이 면역세포 탐식에 의해 간과 비장에 영구적으로 축적되어 독성 우려가 있었던 것과 달리, 인벤테라 제품은 신장 여과를 거쳐 소변으로 안전하게 체외로 배출된다.
이러한 체외 배출 경로는 이미 다수의 SCI급 논문 검증을 통해 그 유효성과 안전성이 글로벌 차원에서 입증되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 "진단 공백이 곧 기회"... 혁신 파이프라인 가동
인벤테라는 기존 조영제 시장에서 경쟁하는 대신, 아직 적절한 조영제가 없어 진단이 어려웠던 미개척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장 앞서가는 리드 파이프라인은 근골격계 질환 특화 조영제 'INV-002'다. 현재 국내 3상 임상 막바지 단계다. 그간 관절 조영술 분야는 전용 제품이 없어 정맥 주사용 약물을 임의로 희석해 사용하는 오프라벨 방식에 의존해 왔는데, 이로 인한 감염 위험과 조영 효과 저하 문제가 고질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회사측에 따르면 'INV-002'는 이러한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한 혁신 제품이다. 우선 병원에서 별도의 희석 조제가 필요 없는 '레디메이드(Ready-made)' 제제로 개발되어 조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감염 사고 가능성을 차단했다. 인비니티 플랫폼 기술을 통해 기존 가돌리늄 대비 훨씬 강력하고 오래 지속하는 조영 효과도 임상에서 입증했다.
특히 독성 우려가 있는 가돌리늄 대신 생체 친화적인 철(Fe) 성분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신장을 통해 안전하게 배출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인벤테라는 2026년 상반기 내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약 4조 7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림프계 질환 특화 조영제 'INV-001' 역시 혁신적인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방식과 달리 림프관만 선택적으로 영상화하는 기능을 구현해 정맥이 함께 촬영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 제품은 최근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했다.
세계 최초의 경구용 췌담관 질환 특화 조영제인 'INV-003'은 환자가 약물을 마시면 위장의 신호를 지워 가려져 있던 췌관과 담관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 비임상 검증을 마치고 연내 임상 1/2a상 진입을 목표로 IND 제출을 준비 중이다.
# 4월 초 코스닥 상장··· 기업 가치 최대 1300억 원 전망
인벤테라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세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18만 주이며,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 2100원에서 1만 6600원이다.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3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 자금은 주력 파이프라인 임상 가속화와 차세대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 등 연구 영역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일반 투자자 청약은 오는 3월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며, 상장 예정일은 4월 2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 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 인벤테라는 국내외 제품 판매와 기술료 수익을 종합해 2029년 매출 약 376억 원, 영업이익 222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벤테라 신태현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조영제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2026.03.16.[현장 Q&A] "보수적 추정치로 신뢰 높였다"
Q. 기술력과 시장 규모에 비해 2029년 매출 목표(376억 원)가 너무 작아 보인다. 수익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산출되었나?
신태현 대표: "실현 가능한 최소한의 수치만을 보수적으로 담은 것이다. 매출 목표는 첫 번째 제품인 INV-002의 출시 첫해 시장 침투율을 10% 내외로 가정하고 잡은 수치인데, 이는 신약이 아닌 제네릭 제품도 첫해 점유율이 20%를 상회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보수적인 기준이다."
권용재 CFO: "우리 회사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추구하며, 자체 공장을 두지 않는 효율적인 R&D 중심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29년 기준 매출원가율은 약 18%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관비 역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보수적으로 추정한 매출에서도 약 222억 원의 영업이익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Q. 리드 파이프라인인 INV-002의 구체적인 약가 산정 기준과 국내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신태현 대표: "현재 국내 '빅4' 병원을 포함한 8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 자체가 상급 병원에서부터 아래로 파급되는 '프리 마케팅' 랜딩 전략의 일환이다. 약가는 기존 범용 조영제(약 5만 5000원 선)보다 높고 질환 특이적 조영제인 바이엘의 '프리모비스트(Primovist, 성분명: Gadoxetic acid, 약 13만 원대)보다는 낮은 10만 원 선에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Q.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지역별 전략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신태현 대표: "수출과 기술 이전(L/O) 투트랙 전략을 쓴다. 일본, 동남아, 중국 권역은 파트너사인 동국생명과학과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해 2028년 일본을 시작으로 순차적 수출을 추진한다.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기술 이전은 인벤테라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조영제 빅4에 해당하는 회사들 및 MRI 장비 회사들과 비즈니스 논의를 진행 중이며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