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원혁 교수가 진료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 교수는 '자가면역성 간염(Autoimmune Hepatitis, AIH)'과 관련, "완치가 아니라 장기간 관해(Remission)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 목표"라고 말했다.[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최근 건강검진의 일상화로 간 기능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통 간 수치가 상승하면 바이러스 간염, 지방간, 알코올성 간 질환을 먼저 의심하지만, 이러한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간 수치 이상이 지속된다면 '자가면역성 간염(Autoimmune Hepatitis, AIH)'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자신의 간세포를 외부 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특히 50대 이후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국대병원(Konkuk University Medical Center) 소화기내과 최원혁 교수는 "바이러스 간염이나 지방간 등 흔한 원인이 배제됐음에도 간 효소 수치 상승이 지속된다면 면역성 간 질환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무증상에서 간경변까지… 진단 지연 주의해야
자가면역성 간염은 만성 질환이지만 임상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환자의 약 3분의 1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문제는 증상이 없다는 점이 진단을 늦추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의 15~30%는 처음 진단을 받을 당시 이미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Liver Cirrhosis)이 동반된 상태로 확인되기도 한다.
최 교수는 "무증상 상태에서도 질환이 진행될 수 있어 간 수치 이상을 단순한 검사 소견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 혈액검사와 간 조직검사로 정확한 진단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간 효소 수치와 더불어 항핵항체, 평활근 항체 등 자가항체의 출현 여부를 평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다만 혈액검사만으로는 간의 염증 정도나 섬유화 단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확진과 정밀한 상태 파악을 위해 간 조직검사(Liver Biopsy)가 필수적으로 시행된다.
◆ 치료 목표는 '완치' 아닌 '장기 관해 유지'
자가면역성 간염의 치료 목표는 면역 반응을 조절해 염증을 최소화하고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 있다. 표준 치료는 스테로이드제(Glucocorticoid)와 면역억제제(Azathioprine)를 병용하는 것이다.
치료를 통해 간 기능 수치가 정상화되더라도 질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재발률이 20~50%에 달할 정도로 흔하기 때문에, 장기간 혹은 영구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최 교수는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장기간 관해(Remission, 증상이 진정된 상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유지 용량의 약제를 지속하고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하느냐가 장기 예후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갑상샘 질환 등 다른 자가면역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관련 진료과와의 협진도 중요하다.
◆ 예방보다는 '조기 발견'이 최선
현재까지 자가면역성 간염의 명확한 예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원인 불명의 간 수치 이상이 반복될 경우 이를 넘기지 않고 조기에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최원혁 교수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해 전문의 지시에 따라 치료하면 장기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