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가족센터 [안성복지신문=박우열 기자] 안성시가 외국인주민지원센터를 민간에 위탁하는 과정에서 공모 절차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숙을 넘어, 특정 단체를 염두에 둔 ‘계획된 공모’였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안성시의회 최호섭 운영위원장은 지난 23일 제23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외국인주민지원센터 민간위탁 과정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문제제기를 했다.
최 위원장은 “공모 기준 완화와 절차 변경이 특정 단체를 위한 맞춤형 설계로 의심된다”며 사실상 ‘밀어주기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문제의 핵심은 공모 과정의 이례적인 변경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외국인주민지원센터 민간위탁 동의안이 의결된 직후 공고를 실시했지만, 1차 접수에서 단 1개 법인만 신청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통상이라면 재공고를 통해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안성시는 재공고 과정에서 자격요건을 완화했다. 특히 외국인지원사업 관련 정관 및 사업 수행 경험을 사실상 필수 요건에서 제외하면서 진입 장벽을 낮췄다.
시는 “참여 기회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특정 단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차 공모에는 4개 법인이 참여했지만, 이 가운데 자격요건과 운영조건을 충족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수탁자 선정 심의위원회는 외국인지원 전문성과 직접적 연관성이 낮은 안성의료사회적협동조합을 최종 선정했다.
이 대목에서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다문화·이주민 정책, 언어·생활 적응 지원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임에도, 의료 중심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역사회에서는 “결과를 정해놓고 공모 절차를 맞춰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동일 시기 진행된 여성비전센터 민간위탁 사례와의 대비는 의혹을 더욱 부각시킨다. 여성비전센터의 경우 1·2차 공모 모두 신청자가 기준에 미달하자 3차 공모까지 진행하며 엄격한 절차를 유지했다.
반면 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1차 공모 실패 직후 곧바로 기준을 완화했다. 동일한 민간위탁임에도 전혀 다른 잣대가 적용된 셈이다.
▲최호섭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 최호섭 위원장은 “특정 단체를 위해 공모 기준까지 바꾸는 대담함을 보였다”며 “만약 의료생협이 현 시장을 만들었다는 식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행정의 중립성과 공정성은 이미 무너진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해당 조합이 수행 중인 모든 보조금 및 위탁사업 내역을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위탁 선정 논란을 넘어, 지방행정의 신뢰 기반을 뒤흔드는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모 절차는 형식적 정당성을 넘어 실질적 공정성을 담보해야 함에도, 안성시는 스스로 그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행정의 공정성이 흔들리는 순간, 정책의 정당성도 함께 무너진다. 안성시가 이번 논란에 대해 납득 가능한 해명과 함께 전면적인 점검에 나서지 않는다면, ‘짜여진 공모’라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