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성병원, 70대 치매 환자 간식 먹다 질식사 [안성복지신문=박우열 기자] 인천 강화도의 중증장애인시설 ‘색동원’에서의 성범죄 의혹으로 장애인·노인 수용시설 전반에 대한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안성시 일죽면에 위치한 정신의료기관 동안성병원에서도 치명적인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같은 병동에 입원 중인 제보자와 안성시 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동안성병원에 입소 중이던 70대 치매 환자 A씨가 저녁 식사 후 제공된 간식을 먹던 중 목에 음식물이 걸려 질식으로 사망했다.
사고는 저녁 시간대 병동 내에서 발생했다. A씨는 간식으로 제공된 젤리(푸딩)를 먹다 기도가 막혀 화장실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고, 이를 뒤늦게 발견한 동료 환자와 병원 관계자들이 간호사와 함께 응급처치를 실시해 목에 걸린 젤리를 제거했다. 그러나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던 A씨는 동안성병원 보호사와 관계자들에 의해 안성 시내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치매를 앓고 있긴 했으나, 평소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로 병원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제가 된 젤리(푸딩)는 병원이 직접 구매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기부받은 물품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나 고령 환자의 경우 연하 장애(삼킴 장애) 위험이 높아, 간식의 종류와 형태, 제공 여부 자체가 의료진의 판단과 엄격한 관리 아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는 가장 기본적인 환자 안전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즉각적인 외부 보고나 공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건이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알려졌다는 점 역시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편 동안성병원은 공식 자료를 통해 “환우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의료기관이라는 모토 아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마음으로 환우를 가족처럼 보살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가족 같은 보살핌’을 표방하는 의료기관에서, 보호가 가장 필요했던 환자가 간식 하나로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은 그 말의 무게를 다시 묻게 한다.
노인·치매·중증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의료·복지시설은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안전과 책임까지 면제될 수는 없다. 이번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관리 부실이 낳은 예고된 비극일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조사와 제도적 점검이 요구된다.
생명은 한 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다. 시설의 존재 이유가 보호라면, 그 첫 번째 기준은 단 한 명의 생명도 놓치지 않는 관리와 책임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