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허윤홍 대표(사진 오른쪽)가 AX레시피 최우수에 선정된 솔루션에 시상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GS건설 제공)[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수천 개의 철골 부재를 일일이 눈으로 대조하던 작업이 AI를 만나 검토시간을 80% 이상 줄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GS건설 임직원들이 직접 개발한 AI 솔루션이 건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며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사내 AI 활용 경진대회 'AX 레시피'를 통해 현업 적용 가능성이 높은 12개 과제를 선정하고, 지난 18일 결선을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결선에서는 12개 팀이 직접 개발한 AI 솔루션을 시연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 우수팀 3개 팀이 선정됐다.
GS건설은 전 임직원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AI 내재화'를 넘어 직원들이 직접 업무에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건설 업무에 적용하는 단계로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X레시피 결선에서 발표자가 임직원들에게 준비한 AI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GS건설 제공)수천 개 철골 부재 검토시간 80% 단축...AI가 바꾼 업무 방식
올해 최우수상은 AI를 활용한 플랜트 철골 상세도면(Steel Shop Drawing) 검토 효율화 솔루션에 돌아갔다.
철골 상세도면 검토는 수천 개의 철골 부재를 대조해야 하는 작업으로, 기존에는 담당자가 육안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복적인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작업자의 집중력과 숙련도에 따라 업무 효율이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다.
최우수상을 받은 팀은 AI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이러한 검토 작업을 효율화하는 솔루션을 직접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검토시간을 80% 이상 단축하면서 정확도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브 코딩은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생성하도록 하는 개발 방식이다. 전문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AI의 도움을 받아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업 중심의 AI 활용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
GS건설은 이번 경진대회에서 실질적인 업무 개선 성과를 거둔 최우수팀의 대표 1명에게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전시회인 'CES 2027' 참관 기회를 제공했다.
90여 개 팀 도전...700여 명 AI 교육·과제별 코칭
'AX 레시피'는 GS건설 임직원이 AI를 활용해 업무상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발굴하는 사내 경진대회다. 지난해 처음 개최된 이후 올해 두 번째 행사를 맞았다.
올해는 개인 중심의 AI 활용 방식에서 벗어나 현업 조직이 팀 단위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단순 반복업무를 효율화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건설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경진대회에는 총 90여 개 팀이 참가를 신청했다. GS건설은 지난 7~8월 두 달 동안 참여 임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AI 활용 교육과 과제별 코칭을 진행하며 솔루션 개발을 지원했다.
이후 과제의 완성도와 현업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2개 팀을 결선 진출팀으로 선정했다. 결선에서는 각 팀이 개발한 솔루션을 직접 시연하며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대 효과를 공유했다.
GS건설은 최종 선정된 우수과제를 대상으로 현업 적용을 추진하는 한편, 개별 본부와 전사 차원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도 검토할 예정이다.
하자예방·계약변경 추적...건설업 특화 AI 솔루션 발굴
이번 경진대회에서는 건축과 인프라, 플랜트 등 GS건설의 주요 사업영역에 특화된 AI 솔루션이 다수 발굴됐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이 품질관리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하자예방 플랫폼과 연계한 솔루션이 제안됐다. 설계·시공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고 개선된 시공 방법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약변경 사항을 추적하는 솔루션과 3D 설계모델을 시방서와 대조해 검토하는 솔루션도 개발됐다.
건설업은 설계도면과 시방서, 계약문서 등 방대한 자료를 다루고 공정별로 복잡한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하는 산업이다. 특히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공사 지연이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검토와 품질관리가 중요하다.
GS건설은 이번에 발굴된 솔루션들이 각 사업영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업 적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들이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책을 개발했다는 점도 기존 AI 교육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AI 배우는 조직에서 직접 만드는 조직으로
GS건설은 이번 경진대회를 계기로 AI 교육과 실습, 현업 적용을 연결하는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AI 활용법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업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 솔루션으로 구현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건설업에 특화된 데이터·AI 활용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경진대회에서 개발된 솔루션이 실제 현업에 적용되고 다른 조직으로 확산될 경우 반복업무 감소와 검토 효율 향상 등 업무 생산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AX 레시피를 통해 임직원들이 AI를 배우는 단계를 넘어 직접 업무에 적용하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교육과 실습, 현업 적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강화해 건설업에 특화된 데이터·AI 활용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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