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시스템 작동 예시(테스트). (서울시 제공)[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서울시가 진입 높이에 제한이 있는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에서 반복 발생해 온 '차량 끼임사고'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스마트 진입제한 안내시스템'을 도입했다.
시는 이 시스템을 신월여의지하도로(신월IC~여의대로)에 설치하고, 29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차량이 지하도로에 진입하기 전 차량 높이를 자동으로 측정해 제한 높이를 초과할 경우 즉시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우회를 유도하는 사전 예방형 안전 설비다. 시는 "사고 발생 이후 대응이 아니라, 사고 자체를 만들지 않는 구조"라는 점에서 교통안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AI 라이다·레이저 '이중 감지'로 오인식 최소화
'스마트 진입제한 안내시스템'은 차량 형상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라이다와 높이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레이저를 결합한 이중 감지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하도로 전방 80~90m 지점에서 라이다가 차량 형상을 인식해 1차로 높이를 판별하고, 60~70m 지점에서 레이저가 수평 기준으로 높이 초과 여부를 다시 한 번 정밀 확인한다. 파이프나 박스 등 불규칙한 적재물이 실린 차량도 정확히 감지해 오인식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높이 제한을 넘는 차량이 감지되면 가로 6.1m·세로 2.3m 규모의 대형 디지털 안내표지판(VMS)과 경광등이 즉각 점등되고, 특정 방향으로 소리를 집중 전달하는 지향성 스피커가 음성 경고를 내보내 운전자의 진입 중지와 우회를 유도한다.
높이 초과 차량 진입 시 안내시스템 작동 예시. (서울시 제공)실증 결과 감지 정확도 99%...내년 3월 확대 운영
시는 본격 운영에 앞서 지난 12월 11~15일, 높이 인식이 까다로운 적재 차량을 포함해 주·야간 360회에 걸친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감지 정확도 99.13%를 확인했다. 시스템 운영 이후에도 AI 딥러닝 학습을 지속해 다양한 차량 형태와 환경 변화에 대한 감지 성능과 안내 정확도를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구조물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서부간선지하도로(성산대교남단~금천IC)에도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 내년 3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사고 원인 분석·인식 개선 병행...사고 건수 '뚜렷한 감소세'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서부간선지하도로는 2021년 개통한 제한 높이 3m의 소형차 전용도로다. 모든 승용차와 15인 이하 승합차, 1톤 이하 화물차(총중량 3.5톤 이하)만 진입할 수 있으나, 높이 제한을 인지하지 못한 차량의 진입으로 끼임사고가 반복돼 왔다.
시는 지하도로 운영사와 함께 사고 운전자 인터뷰와 사고 분석을 실시한 결과, △내비게이션 우회 기능 미설정 △차량 높이에 대한 오판 △소형차 전용도로 인식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력해 내비게이션 경로 안내 강화, 교통방송 홍보, 차량 높이 안내 스티커 배부, LED 표지판과 유도선 추가, 교통표지 문구 개선 등 다각적인 인식 개선 대책을 병행해 왔다.
그 결과 끼임사고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개통 초기인 2021~2022년에는 월평균 2.7건(2년간 65건)이던 사고가 2023~2024년에는 월평균 1.25건(30건)으로 줄었고, 2025년 1~11월 기준으로는 월 0.55건(12건) 수준까지 감소했다. 시는 스마트 진입제한 안내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사고 예방 효과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만들지 않는 교통환경으로"
시는 앞으로도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절·시간대·차종별 위험 패턴을 정밀 분석해 교통표지와 VMS 문구 개선, 진입부 구조 보완 등 추가 안전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스마트 진입제한 안내시스템'은 신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운영과 홍보를 함께 강화한 실질적인 안전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에서 발생하는 끼임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여 차량 운전자와 시설물의 안전 모두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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