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국내 간암 치료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국립암센터와 대한간암학회가 최근 발표한 '2026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최신 연구 결과와 국내 임상 현실을 반영해 진단부터 수술, 국소치료, 방사선치료, 전신치료에 이르는 권고안을 전면 정비했다. 국내 간암 진료의 새로운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간암 치료는 병기와 간 기능을 중심으로 치료 방침을 결정해 왔다. 많은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한 방식이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와 종양의 특성이 모두 다른 만큼 획일적인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치료법은 점점 다양해졌지만 이를 반영할 체계적인 기준은 충분하지 못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의 강화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주요 1차 치료로 자리 잡았고, 치료 실패 이후 적용할 수 있는 후속 치료 전략도 구체화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였던 치료 순서 선택에 보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소치료 분야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중심의 기존 치료 체계에 경동맥방사선색전술과 방사선 분절절제술이 새로운 선택지로 추가됐다. 수술이 어려운 소형 간암 환자에게는 체부정위방사선치료와 양성자치료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셈이다.
최소침습 수술의 권고 수준을 높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간절제술은 암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 회복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 성적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하는 최근 의료의 흐름이 반영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전면 도입해 근거 수준을 높였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임상 현장의 쟁점을 검토했고,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권고안을 마련했다. 진료 지침은 경험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간암 부담이 큰 나라다. 조기 진단도 중요하지만 치료 수준의 향상 역시 중요하다. 환자들이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임상 현장의 변화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한다. 그러나 그 발전의 목적은 분명하다.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이 국내 간암 환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와 더 나은 치료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