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2024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유한양행의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Leclaza, 성분명 : 레이저티닙·Lazertinib)'가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급여 등재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 안착의 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낭보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의 주가는 11일 현재 9만 8500원에 머물며 2년째 '10만 원'이라는 통곡의 벽 앞에 멈춰 서 있다.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해 6000선을 넘나드는 강세장 속에서도,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만 홀로 소외된 채 '아홉수'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1926년 설립 이후 올해 6월 창립 100주년이라는 분기점을 앞둔 기업의 성적표라기엔 참으로 민망한 수준이다.
시장은 왜 '렉라자'의 승전고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일가. 본지는 그 근본 원인이 '실속 없는 수익 구조'와 '안주하는 리더십'에 시장이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렉라자를 글로벌 신약으로 키워낸 공로는 인정하나, 끝까지 직접 개발하지 않고 중간에 기술 수출(L/O)을 택한 결정은 뼈아픈 패착이 되어 돌아왔다. 실제로 렉라자의 글로벌 매출이 발생해도 유한양행은 얀센(Janssen)으로부터 받는 마일스톤과 로열티 중 무려 40%를 원개발사인 오스코텍에 떼어줘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 "1조 원대 기술 수출을 해도 손에 쥐는 건 반토막뿐"이라는 '로열티의 함정'을 지적하는 이유다. 이런 구조에서 기업 가치 재평가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연임에 성공한 조욱제 사장이 전매특허처럼 내세우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허상도 짚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년간 5000억 원이 넘는 거금을 바이오 벤처에 쏟아부었지만, 정작 시장을 흔들 '제2의 렉라자'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오히려 투자한 자회사들의 만성적 적자가 연결 실적의 발목을 잡으며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수천억 원의 투자액이라는 '숫자'만 요란할 뿐, 실질적인 상업화 결실이 부재한 상황은 조 사장의 경영 전략이 혁신보다는 '외형 부풀리기'에 치중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창립 100주년을 맞는 유한양행의 태도다. 유한양행은 오늘(11일) 새로운 슬로건과 엠블럼을 공개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옛날 안티푸라민 사료 수집 캠페인을 벌이는 등 대대적인 '잔치 준비'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수백억 원의 거액을 들여 구 사옥을 리노베이션해 기념관을 짓고, 렉라자 색상을 입힌 엠블럼을 치켜세우는 행태는 조 대표의 개인적 업적을 자랑하고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자기 영광'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
주주들은 코스피 5000 시대의 과실에서 소외된 채 주가 정체와 낮은 영업이익률에 신음하고 있는데, 경영진은 과거의 유물 수집과 전시회 준비에 과도한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 과연 적절한지 묻고 싶다. 100주년의 진정한 가치는 화려한 행사나 아카이브 전시가 아니라, '도매상' 오명을 벗을 수익 구조 개선과 렉라자를 넘어설 혁신 신약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조 사장과 유한양행 경영진은 9만 8500원이라는 숫자가 창립 100주년의 축사를 대신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과거를 수집해 자화자찬하기 전에, 미래 가치로 시장을 설득하는 것이 진정한 '유일한 정신'임을 잊지 말아야한다.